기독교인에 대한 테러와 정부의 무대응을 보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나이지리아 언론인이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영국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에 따르면, 카두나 주의 쿠와 고등법원은 27일 공판에서 정부 관계자를 사이버스토킹 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에포크 타임스 나이지리아’ 소속 기자인 루카 비니야트(Luka Binniyat)의 보석을 결정했다.

신문사에 따르면 비니야트는 2021년 10월 29일에 쓴 ‘나이지리아에서 경찰은 대학살을 사악하다고 비난하지만 체포는 하지 않는다’는 제하의 기사로 인해 구속됐다.

이 기사는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에서 ‘대량 학살 수준’으로 격상된 기독교 농업 공동체에 대한 박해 소식을 비중있 게 다뤘다. 그러면서 비니야트는 카두나주 내무부 장관인 사무엘 아루완이 풀라니 목동의 공격을 ’단순 충돌’로 규정한 데 대해 반박했다.

비니야트는 당시 기사에서 나이지리아 상원 의원의 말을 인용해 “주 정부가 기독교인인 사무엘 아루완을 이용하여 카두나 남부에서 자행되는 대량학살을 덮기 위해 혼돈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이지리아 정부는 미들 벨트 지역 내 종교적 집단 학살을 비판하는 인권 운동가들의 주장에도, 농부와 목축민 사이의 충돌이라 일축해 왔다.

머빈 토마스 세계기독연대 회장은 카두나 주 정부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적법한 절차를 계속 지키고, 종교나 민족에 관계없이 시민 보호를 위해 폭력의 실제 선동자와 가해자의 체포 및 기소를 촉구한다”고 했다.

비니야트가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그는 뱅가드 신문사의 지국장일 당시에 “법 치안 방해”라는 혐의로 수감된 바 있다.

에포크 타임스 아프리카 편집국장인 덕 버튼은 CP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수감된 이후 어떤 신문사도 그를 채용하지 않았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자로 간주됐기 때문”이라며 “올해 그는 납치와 대량 학살에 관한 매우 시의적절하고 사실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아남브라에 본부를 둔 ‘국제시민자유법치협회’는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20년간 최소 6만 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고, 지난해 수백 개의 교회가 공격 또는 폐쇄를 당하거나 파괴 및 방화를 입었다.

특히 나이지리아 북부는 테러 단체들에 의한 대규모 납치 범죄가 급증했다. 2014년 북동부 보르노주 치복의 한 학교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조직 보코하람에 의해 여학생 약 276명이 납치됐으며, 그중 11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2021년 2월에는 잠파라주 장게베에 위치한 국립 여자 중등학교에서 학생 317명이 무장괴한에 의해 납치됐다가 몇 주 후에 풀려났다.

나이지리아는 2022년 오픈도어스 USA가 선정한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중 9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