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은 기본이다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한 후에는 누구나 큰 기대감을 안고 기다린다. 그러나 돌아오는 응답은 대부분 거절의 메시지이다. 나의 경험상 거절은 기본이었다.
물론 거절당하고 기분 좋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출판사의 거절을 당하면 누구나 기분이 좋지 않다. 이 원고를 거절한 이유가 뭐냐고 한 마디 하고 싶어진다. 책 쓰기를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로 살아가려면, 출판사의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 첫 책을 내는 저자라면, 특히 출판사의 거절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처지를 바꿔 생각해 보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우리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겠다고 할 때, 흔쾌히 받아줄 사람이 있는가? 일면식도 없는 내가 책을 출간해 달라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받아들일 출판사가 있으리라고 기대한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다.
혹자는 출판사가 자신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분개할 수도 있다. 나중에 자신이 인기 있는 작가가 되었을 때, 그 출판사에는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출판사 입장에서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책 출간이 출판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라
'거절당함의 왕'이 있다. 할랜드 데이비드 샌더스(Harland David Sanders)다. 그는 맥도날드의 레이 크록과 함께 패스트푸드 업계의 개척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1952년 62세의 나이에 KFC를 창업해, 미국 남부에서나 먹던 음식인 프라이드 치킨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정주영 회장이 말한 대로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1,008번 거절당한 끝에, 1,009번째 도전으로 KFC를 세웠기 때문이다.
KFC를 창업하기 전 커넬 샌더스는 진행하던 다양한 사업이 모두 망하고, 소액의 국가 연금으로 연명하던 암담한 상황에 있었다. 이런 비참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창업에 나섰고, 결국 미국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치킨 프랜차이즈를 일궈내는 데 성공했다.
그의 삶은 실패, 실패, 실패로 얼룩진 삶이었다. 그는 미국 전역을 떠돌며 자신의 조리법을 팔고 다녔다. 무려 1,008번의 거절을 당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조리법을 알아봐 줄 사람을 찾아다녔다.
마침내 1952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피트 하먼(Pete Harman)이라는 사업가를 만나게 되었다. 피트 하먼은 자신의 동네에서 보기 힘든 닭고기 튀김에 많은 관심을 보냈고, 마침내 커넬 샌더스의 조리법을 구매하기로 했다.
▲한 KFC 매장. ⓒ픽사베이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저자 조앤 K. 롤랑(Joan K. Rowling)의 원고도 출판사들로부터 12번의 퇴짜를 당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13번째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의 저자 김우태도 115번 원고 투고 만에 출판 계약을 맺었다.
1983년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이자 만화가인 닥터 수스(Dr. Seus)는 첫 책을 출판사 27군데에서 거절당했다. 이후 닥터 수스는 60종 넘는 책을 성공리에 출간했으며, 세계적으로 6억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필자는 한 번의 원고 투고로 출판된 책도 있지만, 대부분 거절의 쓴맛을 봐야 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기에 14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거절당했을 때 한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다시 도전하자!"
다시 도전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하나님은 두드리는 자에게 반드시 기회를 주신다.
거절은 더욱 분발하라는 사인이다
출판을 거절당하면 마음이 힘들다. 그러나 거절은 더욱 분발하라는 사인이다. 분발하지 않으면 출간의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진다. 원고 투고한 책보다 더 탁월한 책을 쓸 기회로 삼아야 한다.
출판사에서 보통 원고를 검토하는 데 한 달 전후가 걸린다. 하지만 출판할 의향이 있으면 바로 출간 제안을 한다. 필자의 경험상 출판사가 출간하려는 경우, 대부분 며칠 이내로 연락이 왔다. 그러므로 투고 뒤 일주일 이상 연락이 오지 않으면 출판 거절로 보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원고를 투고한 다음이나 출판을 거절당한 후가 중요하다. 자신의 할 일을 해야 한다. 자신이 할 일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부족하다면, 가진 사람보다 10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
필자는 투고한 원고가 거절당하면 더욱 분발한다. 편한 상태를 불편한 상태로 만든다. 원고 투고를 거절당했을 때, 가질 마음은 두 가지다. 절박함과 오기다.
절박한 마음으로 더욱 매진해야 한다. 언젠가는 기회를 잡고 말겠다는 오기로 일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거절당하면 마음을 지켜라
《소설 거절술 - 편집자가 투고 원고를 거절하는 99가지 방법》의 저자 카밀리앵 루아(Camillien Roy)가 이런 말을 했다.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거절당할 걱정을 하기보다 오늘도 부지런히 글을 쓰라."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당했다면, 딱 하나만 지키면 된다. 자기 마음이다. 그 마음으로 거절당한 날도 부지런히 글을 써야 한다. 아마추어는 영감을 기다릴 때, 프로는 작업한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거절당한 즉시 다시 책 쓰기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더 강도를 높여 책 쓰기에 도전해야 한다. 카밀리앵 루아의 말처럼 오늘도 부지런히 글을 쓰는 편을 택해야 한다.
저자의 삶을 살려면 마음을 지켜내는 것을 슬기롭게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거절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 중 하나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한다.
출간 거절을 당한 뒤 우리가 할 일은 나의 마음을 평상시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생의 걸림돌은 출판사가 아니라 자신이기 때문이다.
조윤제는 그의 책 《다산의 마지막 공부》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내 인생의 걸림돌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출판사가 걸림돌을 놓았을지라도, 나는 디딤돌로 바꾸어야 한다. 중국 고전 《대학》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
곧 '나라와 천하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 몸을 가다듬고 마음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내 것이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이다. 이 마음을 제대로 지켜내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다.
이 책을 쓰고 있는 날, 아침에 출판사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출간 거절 메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카페에서 이 글을 썼다.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마음만 다스리면 언젠가는 결과가 나옴을 믿고 써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필자의 책 중 잘 팔리는 책들은 대부분이 출판사에서 거절을 많이 당한 책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을 사는 이치이다. 그러므로 마음 다스리기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면 하나님께서 기필코 선물을 주신다.
▲김도인 목사. |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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