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토네이도가 켄터키주를 휩쓴 가운데, 주 전역에서 최소 74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48시간도 되지 않아 폐회가 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목회자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에 따르면, 그레이브스 카운티의 메이필드에 위치한 퍼스트 침례교회의 웨스 파울러 담임 목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인들에게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자는 내용의 초대장을 올렸다.

파울러는 초대장에 “주님은 친절하시며, 이 비극적인 상황을 통해 우리를 돌보실 것”이라며 “폭풍 속에서도 우리가 진정으로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뿐이다. 그리고 그때가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신뢰하는 때”라고 전했다.

다음날 주일, 이 교회의 신자들과 주민 수십 명은 교회를 방문했고, 선 채로 찬양과 기도를 드리며 예배를 드린 것으로 전해진다.

파울러는 트위터를 통해 “메이필드에 있는 건물 대부분이 파손됐고 많은 것들이 무너졌지만, 복음은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며 “주님께서는 어떻게든 이 힘든 시기를 당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실 줄 믿는다”고 간증했다.

퍼스트 침례교회의 교인인 베리 파울러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잔해 속에서도 파괴되지 않은 커다란 흰색 십자가에서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길 맞은편 교육관에서 우리가 창문에 걸어둔 십자가는 그대로 있고 창문은 사라졌다는 사실이 놀랍다”라며 “다른 모든 것은 사라졌지만 십자가는 여전히 서 있다”고 덧붙였다.

토네이도가 몰아닥친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파울러와 그의 가족은 젊은 목사 가족과 함께 교회 지하실로 대피했다. 이곳에는 두 시설을 연결하는 터널이 있다”며 “폭풍우가 점점 다가오고, 점점 거세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정전이 됐다. 터널은 파편과 흙으로 가득 찼고 연기가 자욱했다. 매우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파울러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는 괜찮을 것 같지 않았다. 아내는 걱정했고, 나중에는 우리가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끔찍한 기분이었다. 토네이도는 30초에서 1분간 지속되었고 더 길게 느껴졌다”면서 “잔해와 파괴 현장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매우 참혹한 장면이었다. 천장은 뜯겨나갔고 창문이 깨져 있는 등 교회 대부분이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바로 지금, 마을은 이 비극 가운데서 함께 하나로 뭉치고 있다”면서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되지만, 우리는 재건할 것이며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아칸소, 일리노이, 켄터키, 미주리, 미시시피, 테네시주 등을 휩쓸며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낳았다. 국제 기독교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는 켄터키, 아칸소주에 장비와 보급품을 실은 지원팀을 파견했다.

특히 메이필드에 있는 양초공장은 토네이도로 인해 지붕이 무너져 직원 수십여 명이 사망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