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사 5명 중 1명은 코로나 감염 경험 있거나 치료받고 있어
코로나 이후 선교사 30%가 재정 후원 감소, 현재 5명 중 1명은 자비량
선교사 4명 중 3명 "현장 사역 중" 10명 중 9명 "현장 사역 중단 안 해"
파송 기관의 '선교사 멤버케어' 강화 요청, 외부 도움 필요한 분야는 '은퇴 이후'
"전 세계 MZ세대 성장...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선교에 관한 연구와 실행 관건"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에도 현재 해외 선교사 4명 중 3명은 선교 현장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또 10명 중 9명은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지속하더라도 현장 사역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외 선교사의 5명 중 1명은 이미 코로나 감염 경험이 있거나 현재 코로나 치료 중(0.4%)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해외 선교사 5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해 '코로나19 시대 해외 선교사 의견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가 해외 선교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위드코로나 및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선교사 지원·관리 정책 수립을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는 8일 2021 제20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 둘째 날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9일 보도자료로 배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교사의 75.7%는 현지에서 사역을 지속하고 있었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한국이나 제3국에 잠시 입국한 선교사 가운데에도 절반 이상(52%)이 내년 안에 선교지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목회 사역은 69.4%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성도의 교제 약화'(60.2%)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선교사들은 '주일성수 인식/교회 소속감 약해짐'(38.9%), '온라인 시스템 구축 어려움'(28.4%), '출석 성도 수 감소'(23.2%), '재정 감소'(17.1%)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코로나19의 긍정적 변화로는 '대면 예배의 소중함을 경험'(53.6%)했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예배/온라인 콘텐츠 활성화'(52.6%)를 꼽았다. 이는 지난 6월 예장통합 목회자 대상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변화로 '교회 출석 교인 수의 감소'(53.0%)가 1위로 지목되고, '온라인 예배/온라인 콘텐츠 활성화'(26.6%)는 4위로 나타난 것과 다른 양상이다.
한편, 해외 선교사들은 대부분(90.9%)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해도 현지 선교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답해, 선교에 대한 사명감이 높은 것을 보여주었다.
해외 선교사 중 코로나19 감염됐으나 치료 받아 완치된 비율은 16.7%, 현재 치료 중인 비율은 0.4%였다. 다수 선교사는 '코로나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가까운 곳에 있다'(72.2%)고 응답했으나, '치료를 위한 약품'(26.5%)이나 '의료용 산소 발생기 등 의료 장비'(15.0%)를 구비하는 비율은 저조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선교사 재정 후원은 선교사의 약 30.2%가 감소했다고 대답했고, 61.8%는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선교사 5명 중 1명(19.7%)은 경제적 활동(자비량)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 선교사는 자비량 활동으로 얻는 소득이 전체 소득의 55.5%를 차지했다고 대답했다.
해외 선교사의 노후 준비는 3분의 2(62.8%)가 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최근 예장합동 목회자 대상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에서 33.2%가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대답한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또한 선교사 4명 중 1명(23.6%)은 은퇴 후에도 선교지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밝혔다.
해외 선교사들이 생각하는 미래 선교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성도들에게 선교 교육 강화를 통한 선교의식 확대'(26.2%)였고, 미래 선교 사역 중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사역'(39.4%)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해외 선교사의 절반 가까이는 파송 기관의 코로나19 감염 대응조치 마련 여부에 대해 '잘 모른다'(47.4%)라고 응답했으며, 감염 대응조치가 '마련되어 있다'(36.1%), '마련되어있지 않다'(16.5%)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시 도움으로는 '치료를 위한 약품 지원'(66.4%)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해외 선교사들은 파송 기관의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선교사 멤버케어(선교사들을 위한 복지)' (34.9%)라고 말했고, 파송 기관에서 외부 도움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는 '은퇴 이후'(45.7%)라고 대답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해외 선교사의 71.5%는 아시아 지역에서 사역 중이었으며, 대도시 혹은 대도시 인근에서 사역하는 비율이 59.6%로 가장 많았다. 사역지 중 45.9%는 기독교에 대한 제한이 있거나, 기독교를 허락하지 않는 지역이었으며, '기독교에 대한 제한이 있다'는 비율은 '남아시아'(85.5%)와 '중앙아시아/중동'(82.6%)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선교사들은 대부분 '현지인 대상으로 사역'(92.2%)하고, '훈련 사역'(43.9%), '교회개척/목회'(41.9%), '캠퍼스/대학(신학)교육'(33.4%), '어린이·청소년사역'(33.2%) 순으로 사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선교사들은 '교회 개척 및 제자화 사역'을 가장 바람직한 선교 형태로 인식했다.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본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미래 선교를 이야기할 때 분명한 분석 없이 추측으로 진행된 부분의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며 "통계 전문 기관과 함께 진행한 것이므로 향후 미래 선교를 위한 좋은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 조사를 계기로 한국교회 선교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건강한 선교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선교 환경도 크게 바뀌고 있는데, 특히 국내 교회의 재정적 지원 감소, 현지의 비대면 문화 확산 등으로 앞으로 미래선교는 현재와 같은 오프라인 중심의 선교에서 온·오프라인을 함께 병행하는 옴니채널 선교로 전환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MZ세대가 성장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선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선교'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연구와 실행이 향후 해외 선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실사는 ㈜지앤컴리서치가 진행하고, 결과분석 및 보고서 작성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작업했으며, 후원은 예장합동 교단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