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효 목사
장재효 목사(서울 성은교회)

(본문)8 서머나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처음이요 나중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가 가라사대 9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아노니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의 훼방도 아노니 실상은 유대인이 아니요 사단의 회라 10 네가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11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 

서머나 교회는 에베소 교회 북쪽으로 약 200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고 에게 해를 향하여 세워진 항구도시였습니다. 소아시아에서는 에베소, 밀레도, 그리고 서머나가 3대 항구로 유명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지진이 잘 일어나서 그로인해 도시가 잿더미가 된 적이 여러 번 있었고 다른 나라들이 소아시아를 침공하기 위한 발판으로 이곳을 먼저 침공하여 전술, 전략적 요새를 삼았기 때문에 상당히 환란이 많았다고 합니다. 알렉산드리아 황제가 로마제국의 황제가 되면서부터 많은 돈을 들여 서머나 항구도시를 튼튼한 도시로 재건했는데 그 후 그곳 사람들은 황제를 신성시하는 폐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서머나 교회로 하여금 박해를 당하게 하는 올무가 되고 훗날 순교자가 생기게 되는 문제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머나 교회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에서도 가장 큰 칭찬을 받은 교회였고 그들은 황제숭배를 거부하고 신앙의 정절을 지킴으로 그들의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죽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은 세상에 대하여는 가난하였으나 영적으로는 부유한 교회였습니다.

서머나라는 이름의 뜻은 '몰약 성'입니다.

관목이라는 나무를 여러 조각을 내어 형체가 없어질 정도로 찧어서 나무의 수액만 뽑아냅니다. 그리고 그 수액에서 추출해 낸 것이 몰약입니다. 이것은 방부처리를 하는 용도나 향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몰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통과 수모를 겪으시며 죽임을 당하시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머나 교회는 '몰약 성'이란 이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요한계시록 2:1에서는 예수님을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우신 모든 지상교회에 파송하시고 세우시고 붙들어 쓰시는 주님의 사자(아포스틀로스)를 예수님이 오른손으로 붙들고 계신다는 것과 그 목자와 함께하시는 예수님은 그를 통하여 그 교회를 가꾸시고 이끌어 가시며 그 교회의 사명 따라 다양하게 붙들어 사용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문 8절에서는 서머나 교회를 두고 "처음이요 나중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라고 예수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죽임 당했다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이 서머나 교회에 말씀하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서머나 교회를 향해 자신을 이처럼 표현하신 것은 서머나 교회에 순교자가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내포하신 말씀입니다.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아노니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고 하신 말씀은 육신적인 기준에서 그 당시 서머나 교회 교인들이 당하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가난했고 환란을 많이 당하고 있었지만 예수님이 보시는 기준은 영적 소망의 믿음이기 때문에 서머나 교회는 영적으로 믿음과 은혜가 충만해서 상당히 부요한 교회라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 여러 나라에서 모인 자들이 자신들은 할례 받은 자들로 유대인이라 자칭하며 유대교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을 믿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며 교회를 훼방하고 대적, 핍박하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이것을 예수님은 유대인도 아니고 사단의 모임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네가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 말라"는 말씀은 이 고난을 통하여 정해진 기간 동안 환란을 겪고 고문과 죽임을 당할 것이지만 하나님이 서머나 교회에 환란을 붙이심으로 진짜로 믿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 짓는 일을 하시는 것이기에 두려워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10절에 보면 십 일 동안 환란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십 일이라는 숫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이 정해놓으신 기간이라는 의미이며 또 한 가지는 다소 짧은 기간을 의미합니다.

우리들도 때로는 어려움 가운데 있게 되는데 정말 견디기 힘들어서 하나님 앞에 빨리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만 그 환란을 당하게 하심은 하나님께서 영적 성과를 기대하시는 확실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대에 바로 설 수 있는 믿음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빨리 그 환란이 지나가게 할 수 있는 지혜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하십니다. 죽음으로 온전한 믿음과 충성을 보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잘 믿었던 믿음으로 인해 죽임을 당했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 또한 희생양으로 죽임 당했다가 다시 사는 부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신 것 같이 순교하더라도 반드시 예수님을 살리신 것 같이 살리시어서 생명의 면류관을 씌워 주실 것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믿음의 정절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무한한 능력을 온전히 믿고 목숨까지 완전히 의탁하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믿음이 있을 땐 오히려 죽음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11절에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했는데 이것은 서머나 교회에만 일러주신 말씀이 아니고 세상 모든 교회에 일러주시는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듣고 죄악과 사탄을 이기고 세상을 이기는 믿음이 되었을 때 그 사람은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않게 하신다고 했습니다.

첫째 사망은 육신이 죽어서 영과 육이 분리되는 것이며, 둘째 사망은 요한계시록 20:11-15에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구원 얻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다 부활하는데 그 부활은 심판받고 지옥가기 위한 부활입니다. 이것을 심판의 부활이라고 하는데 어린양의 보좌 앞에서 그 행위록에 따라 심판을 받고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지우는데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지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 21:8에도 "그러나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행음자들과 술객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모든 거짓말하는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참예하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했습니다. 즉, 본문 11절에서 말씀하시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지옥가는 일을 면한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서머나 교회 교회학교에 치아파닉이라는 12살된 남자아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 당시는 황제숭배 사상으로 인해 황제를 신성시하여 황제상을 만들고 제단을 만들어 놓고 숭배하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제단에 절하게 만들었는데 이 아이는 절하지 않고 그냥 서서 기도만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절해야 할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시며 내가 죽을지언정 이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분이 나를 나게 하셨고 오늘까지 나를 살리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 분이 내 생애에 있어서 가장 귀한 분이고 그분을 섬겨야 할 입장입니다"며 당당히 말했고 이로 인해 사자 굴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이 아이는 "수령님, 제가 사자 굴에 들어가서 이 육신이 찢어진다 하더라도 내 영혼이 하나님 품에 안길 것이기 때문에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은 수령님이 이처럼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해치는 일은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인데 그 엄청난 형벌을 어찌 감당하려고 이러는지 그것이 걱정입니다"고 말하며 사자 굴로 들어갔습니다. 이 일이 도화선이 되어 그 교회 지도자인 폴리갑을 잡아오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결국엔 A.D 155년에 화형을 당함으로 순교의 사명을 다하게 됩니다.

A.D 105년경 서머나 교회의 감독으로 있었던 폴리갑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박해 속에서도 두려워 할 줄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도 순교적 각오로 구령성과를 위한 사명에 자기 생애를 바친 사람입니다. 어찌보면 이런 훌륭한 목사님을 두고 있었던 교회였기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책망 받을 일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폴리갑의 믿음을 그대로 전수받아 당당한 믿음으로 순교했던 이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이 죄악세상을 이겨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생명의 면류관을 보장받고 둘째 사망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