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회장 "포스트 코로나 세계 선도 국가로 우뚝 설 것"
김학중 목사 "자기희생, 먼저 섬김, 동사로서의 사랑 필요"
문재인 대통령 "한국교회, 가난한 이들에 따뜻한 이웃 돼"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12월 2일 오전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공의와 회복(말라기 4:2)'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기도회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3년 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휴가를 이유로 불참했으며, 코로나19로 온라인 개최된 2020년에는 영상 축사를 전했다. 2018년에는 참석했다.

이번 국가조찬기도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C채널과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를 비롯해 줌 등 온라인으로 동시 중계됐으며, 2030 세대의 적극 참여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현장에는 사전 초청된 500명 미만의 인원만 입장했다. 미등록자와 백신 미접종자 등은 별도 공간에서 참여했다.

기도회 식전행사는 서대천 목사(홀리씨즈교회) 사회로 이기용 목사(신길교회)의 기도, 꿈의교회 중창단의 '거룩한 성' 특별찬양, 테너 정호윤 교수(서울사이버대)의 '주기도문' 특송, 청운교회 찬양대의 찬양 등이 진행됐다.

식전 행사에서는 여야 주요 대선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나란히 참석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53회 국가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이 진행하고 있다. ⓒC채널 영상 캡쳐

본 행사인 기도회는 이봉관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서희건설 대표) 사회로 국회조찬기도회 회장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개회사와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 이채익 의원(국민의힘)의 개회기도, 부회장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의 성경봉독, 청운교회 찬양대의 특별찬양했다.

개회사를 전한 김진표 회장은 "지난해 1월 코로나19 확진자 첫 발생 후 온 국민이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우리 기독교인들은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드리기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은 K방역을 통해 지난 2년간 온갖 어려움을 극복했고, 올해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맞춰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를 예전처럼 대면 예배로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표 회장은 "1948년 대한민국 제헌의회는 목사인 이윤영 의원의 인도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리며 시작했고, 이러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받아 1966년 창립된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 55년간 나라와 국가 지도자를 위해 매년 기도회를 열어왔다"며 "지난 100년 동안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부흥했고, 우리나라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의 선배들의 새벽마다 눈물 어린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오늘 이 기도회를 시작으로 국내외 2천만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본받아 다시 한 번 눈물로 회개하고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지구촌을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우뚝 설 계기를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는 김학중 목사(안산 꿈의교회)가 '정답은 사랑이다(창세기 13:8-9, 요한복음 13:34)'는 제목으로 전했다. 그는 "아브람과 롯의 목자들이 땅을 놓고 싸우기 시작했을 때, 아브람은 힘의 논리 대신 다른 길을 선택했다. '사랑'으로 조카 롯에게 우선권을 줌으로써 상처받고 소외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 했다"며 "이를 통해 분쟁은 해결됐지만, 안타깝게도 아브람은 산악지대로 밀려났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기억하시고 돌보셔서, 아브람은 오히려 부강해졌다"고 밝혔다.

53회 국가조찬기도회
▲김학중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C채널 영상 캡쳐 

김학중 목사는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를 보게 하고, 이 시대에 필요한 근본적 해결책을 주신다. 당시와 오늘은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 행복을 위해 모두가 무한경쟁과 고군분투를 하고 있지만, 과연 정말 행복하신가"라며 "아브람과 롯의 목자처럼 이겨야 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대적하고, 갈등을 만들며 고소 고발로 싸운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작은 소통도 거부하는 사회적 파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수록 정작 행복하지 못한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끊어야 할까? 성경은 기초적이지만 근본적인 답을 제시한다. 정답은 사랑"이라며 "자본주의의 논리와 민주주의의 명분이 먼저가 아니다. 아무리 중요한 것들도 '사랑'에 근거하고, '사랑'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물론 여기서 필요한 사랑은 추상적 표어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자기희생'의 사랑, 아브람이 보여준 '먼저 섬김'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동사로서의 사랑'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그 출발은 '지금 바로, 여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이 사랑의 마음으로 한 식탁 공동체를 이룬 것처럼, 이런 마음이 점차 넓어지면 우리를 둘러싼 이념의 문제, 남북의 문제, 환경의 문제, 세대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서로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 말씀을 기억하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 사랑을 가슴에 담아, 이제부터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섬기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지금 이 위기도 이겨낼 줄 믿는다.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53회 국가조찬기도회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하고 있다. ⓒC채널 영상 캡쳐 

설교 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에 함께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온라인과 메타버스를 통해 미국·이스라엘 등 해외 지회와 600만 디아스포라, 청년 세대들이 '공의외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쪽으로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다"며 "국가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님과 관계자들, 모든 순서자들께 감사드린다. 국회조찬기도회에서 함께해 주신 의원님들께도 특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년 성도 여러분들은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이웃의 고통에 같이 아파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이웃이 됐다. 가족과 종교,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으려 연대했다"며 "목회자들도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비대면으로 성도들과 예배하고 소통하며, 온라인으로 교단 총회를 개최했다. 지금도 방역과 백신을 독려하며 더 나은 이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교회는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지구 생태계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되어 조화롭게 살아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NCCK가 한국교회 2050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포식을 가졌고, 한교총도 곧 기후환경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라며 "국회와 교회는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성도들은 스스로 삶을 변화시키며 동참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은 하나님이 창조하셨다고 믿는 이 세상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지난 130년간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항상 공의를 선포하고 가난한 이들을 품었다. 최초 병원인 제중원을 비롯해 기독교인들이 세운 병원에서 환자와 약자들을 치료했다"며 "우리와 같이 눈물 흘리는 예수님처럼, 한국교회도 국민들에게 용기를 줬다. 이웃과 자연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여기고, 함께 극복하기 위해 손 내밀어 주시는 모든 지도자와 성도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 여러분이 행한 사랑 실천이 대한민국을 마침내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동력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함께 기도하는 '공의와 회복'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고 신종 오미크론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덜어드리고, 더 나은 일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일상 회복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마음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또 "인간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지만, 서로 의지하고 더불어 살며 강해지는 존재이다. 한반도의 남과 북 역시 하나의 생명 공동체"라며 "함께 살아야 더 건강하고 협력해야 풍요로워질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더욱 강해지는 길이다. 비핵화 속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공의와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달라"며 "기도회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 늘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53회 국가조찬기도회
▲제53회 국가조찬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특별기도 시간에는 황우여 전 부총리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코로나 극복)', 김정수 해군참모차장이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 강국창 회장(인천경영자총연합회)이 '국가 발전과 경제 부흥을 위해' 각각 기도와 합심기도를 했다.

이날 국가조찬기도회 모든 행사는 명성교회 중창단의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찬양, 팀 월버그(Tim Walberg) 미국 연방하원의원 및 국가조찬기도회 회장과 영 킴(Young Kim) 미국 연방하원의원, 베리 블랙(Barry Black) 미국 연방상원의회 채플린, 알버트 빅슬러(Albert Veksler) 예루살렘 조찬기도회 회장 등 해외 인사들의 축하영상 상영 후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의 축도와 정재원 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의 광고로 마무리됐다.

이번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교회의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그 원인을 밖에서 찾기보다 안에서 찾고자, 우리 스스로 겸허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고자 기획됐다.

이날 국가조찬기도회에는 순서자들 외에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한기총 증경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예장 통합 김태영 증경총회장 등 교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