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 미화 논란이 일었던 ‘1953 금성 대전투’ 포스터.
중공군 미화 논란이 일었던 ‘1953 금성 대전투’ 포스터.

중공군 미화 논란이 일었던 '1953 금성 대전투' 국내 상영이 결국 취소됐다. 수입사 측이 등급 분류 신청을 포기한 것. 이에 상영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던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영화를 허용했던 영상물등급위는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비판했다. 런던 주재 북한 공사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상영 시도에 "기가 막히다"고 했다.

'1953 금성대전투'는 6.25전쟁이 막바지던 1953년 7월, 강원도 화천군 북쪽에서 국군과 중공군이 충돌했던 금성 전투를 배경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 전투에서 국군은 1,701명이 전사하고, 1만 명이 넘게 실종됐다. 이 영화는 철저히 중공군 입장에서 제작됐다.

그럼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지난달 말 "(6·25전쟁 당시 중공군이) 한국군 5만여 명을 섬멸했다"고 기록한 이 영화의 등급을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해 논란이 일었다. 이 영화의 극장 상영이나 매체를 통한 배포를 허용한 것이다.

한변은 "한반도의 통일을 좌절시키고 수많은 우리 국민을 죽인 중공군을 미화한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민정서에 반하고 그 전투에 참전했던 국군용사 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여, 영등위는 당연히 상영에 일정한 제한을 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성전투 참전용사 등을 대리하여 이 영화의 상영금지 및 DVD 등 판매금지 청구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려 하였으나, 이 영화 배급사가 전격 영등위 등급 분류를 포기함에 따라 우리도 소송제기를 철회하게 되었다"고 했다

한변은 "다만 일단 영등위의 '15세 이상 관람가' 분류처분으로 말미암아 이 영화가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유통될 소지가 남게 된 것은 유감"이라며 "영등위는 잘못된 이번 처분을 사과하고, 앞으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디오법)을 엄격히 준수하여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은 "북한군의 남침으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에서 적군의 영웅담을 자랑하는 영화를 상영하려 했던 것 자체가 순국 용사들, 참전 용사들뿐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며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영화가 별다른 고려 없이 상영허가가 나왔다니 너무 기가 막혀 요즘 시대어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