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설가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그 집사님은 글 쓰는 일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쓴 글이 발표되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 이것이 그 집사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그가 쓴 소설은 꽤 인기가 있어서 잘 팔렸습니다. 돈도 많이 벌게 되었습니다. 돈을 가만히 놀려두지 않고, 계속해서 부동산에 투자해서 재산을 증식해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몸에 이상이 있어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뜻밖에도 간암 말기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자기의 남은 삶이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는, 시한부 인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한부 인생 아닌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단지 모를 뿐이지요. 그 집사님은 솔로몬이 전도서에서 했던 말이 그렇게도 실감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1:2) 집사님은 그 동안 살아온 모든 삶이 헛되게 느껴졌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쳐다보아도, 그 동안 애써 장만해 놓았던 가구들을 쳐다보아도, 심혈을 기울여 써 온 원고뭉치를 쳐다보아도 그저 눈물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도무지 참을 수 없어서 교회로 달려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교회에 홀로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끼면서 기도합니다. 처음으로 하나님께 깊은 기도를 드렸습니다. "오, 주님! 저의 생명을 연장해 달라고 구차한 요구는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 한가지만큼은 꼭 들어주십시오. 남은 3개월 동안에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저의 삶이 의미있는 삶이 되겠습니까? 이 한 가지만큼은 꼭 가르쳐 주시옵소서."
애타게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사랑해라" 그래서 그 집사님은 그 동안 자기로 인해서 섭섭한 마음을 가졌을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 동안 억척스럽게 재산을 모으기만 했지, 한 번도 자기의 재산을 값있게 써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제 자기의 재산 가운데 상당한 부분을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가족들을 위한 유산으로 분배했습니다. 유언장도 완성했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재산을 불려나가는 일이라든지, 글을 쓰는 일이라든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남아있는 시간동안 틈나는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이제 곧 죽는다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니 그 말씀이 얼마나 꿀송이처럼 달았겠습니까? 또한 하나님께 깊은 기도를 드렸습니다. 참으로 하나님과 인격적이고도 진실한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에게 주어진 3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간암이란 진단이 오진이었습니다. 여러 번이나 거듭 진찰한 의사가 말하기를, 너무 과로해서 간에 무리가 갔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집사님은 다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교회 성도들이 이 사실을 알고는 위로하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집사님, 3개월 동안 마음고생이 많으셨죠? 얼마나 억울하세요? 어디 가서 이 보상을 받겠습니까?" 그 때 집사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제 생애에 있어서 지나간 3개월처럼, 의미있고 값지게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이러한 모습인지 몰랐습니다. 이제는 남은 생애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