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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수들 로마로 가거나 과거 개혁신학자들에 머물러
과거도 즐기지 못하고 현재도 즐기지 못하는 신학의 부재
신도들 삶 대변, 교단 신앙고백과 학교 설립목적 준수해야

장신대 죽은 신학의 사회

황규학 | 에셀나무 | 160쪽 | 15,000원

"장신대와 직영 신학대 일부 교수들이 현재의 신학이 아니라 과거의 신학과 불확실한 미래의 신학만 붙잡고 있다"고 비판한 서적이 발간됐다.

<장신대 죽은 신학의 사회> 저자 황규학 목사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면서, 장신대와 직영 신학대의 신학이 현재를 즐기는 '산 신학'인지, 과거만 즐기는 '죽은 신학'인지를 가늠해 봤다"며 "장신대의 전통은 개혁신학을 기초로 한 '경건과 학문'을 중시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로마로 가고 있거나 과거 개혁신학자들에만 머물고 있다. 아니면 '희망의 신학'이라는 미래가 불투명한 신학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자는 "장신대는 바르트와 몰트만에 머물러 그것을 개혁신학의 연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시대를 반영하는 개혁적 상황 신학이 없다는 것은 우리의 불행"이라며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지 130년이 되었어도, 여전히 서구 신학자들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그는 "불행하게도 현재를 즐길 만한 신학이 부재하다 보니, 진화론 신학, 과정 신학, 정치 신학, 카톨릭 신학, 동양 철학적 신학, 통일교적 신학, 한의 신학, 민중 신학, 근본주의 신학, 페미니즘 신학, 희망의 신학을 대안 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거나 논문을 썼다"며 "개혁신학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과거도 즐기지 못하고 현재도 즐기지 못하는 신학의 부재이다. 과거와의 연속 선상에서 현재를 즐기고 우리 시대의 상황을 반영하는 개혁적 창조신학이 없다"고 지적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인데, 신학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하지 않고 과거의 것만 끊임없이 읊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교수들이 점점 비성서적·비개혁적·비장로교회적으로 가고 있는 '죽은 신학의 사회'라고 했다.

저자는 1장에서 예장 통합의 신앙고백과 장신대 설립목적, 그리고 2015년 장신대 신학성명을 소개한다. 2장부터는 윤철호·김은혜·김도훈·이상학 교수와 총장에 당선된 김운용 교수, 3장에서 '가톨릭'과 관련해 손은실·오방식·박경수 교수, '몰트만'과 관련해 김명용·김도훈·신옥수 교수, 4장에서 직영신학대 탁지일·구춘서·최광선·백상훈 교수 등의 논문을 살피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장신대
▲장로회신학대학교 장신대 

논문 분석 후 결론에서 저자는 "유신론적 진화론, 페미니즘, 민중신학, 동양철학, 한의 신학, 카톨릭신학과 영성, 현대 신학자의 영성 등을 외국에서 전공한 교수들이 자신의 학문적 실현을 위하여 장신대와 해당 직영신학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며 "개혁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은 종교개혁 시대의 신학에만 머물고 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교단 직영신학대학은 교단 신앙고백 정신에 따라 교단이 요구하는 목회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위탁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교수들의 신학을 보았을 때 과연 교단이 요구하는 목회자들의 경건과 학문을 바탕으로 한 목회자 양성이 가능한지 물어야 한다"며 "교단 교수들은 대부분 가톨릭대학교에서 중세 수도사들의 영성을 배워, 신학교에서 실현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신교의 영성은 없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저자는 "주기철·손양원·한경직 목사는 누구로부터 영성을 배워 중세 수도사들 이상으로 살았는가"라며 "못판 위로 걸어가면서까지 우상숭배하지 않은 주기철 목사의 영성, 좌익에게 두 아들을 빼앗기고도 살인자를 아들로 삼은 손양원 목사의 사랑의 원자탄 영성, 전쟁 이후 수많은 피난민들을 돌보아주고 실향민의 안식처가 되고 전국을 복지화한 한경직 목사의 영성은 수도사들보다 못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주기철의 순교신학, 손양원의 포용신학, 김익두, 길선주의 영성신학, 이상근의 경건과 학문 신학은 배제한 채, 칼빈과 몰트만, 바르트의 보편 신학에서만 진리를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장신대는 우리 상황을 토대로 한 특수성을 져버린 채 서구의 보편화된 신학만 소개하고, 특수화된 한반도의 상황을 신학화하는데 실패했다. 이는 학자들의 직무유기"라고 정리했다.

또 "신도들의 삶을 대변하지 못하고, 교단의 신앙고백과 학교의 설립목적에서 벗어나 학문활동을 하는 것은 교단 헌법 제1조 양심의 자유를 져버리는 것"이라며 "교수들은 교단의 신앙고백과 헌법과 장신대 정관 안에서 학문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특수성을 져버리고 서구 보편신학만 소개한다면, 교수들이 양심의 자유와 교단이 요구하는 직무를 져버리는 것"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단은 교수들의 신학성이 교단의 신앙고백 기준을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그들의 학문적 업적물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가 있다. 신학교 이사들은 교수채용 시 그들의 논문을 한글로 번역하도록 하고, 경건과 학문을 기초로 교단 목회자들을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논문을 쓴 사람들을 우선 채용해야 할 것"이라며 "어설픈 서구의 관념론적 논문을 쓰거나, 교단의 신앙고백과 교리 밖의 논문을 쓴 사람들은 일반 대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채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