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가 연례총회 첫 날인 15일, 교단 지도부가 ‘성학대 위기’를 잘못 처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확대할 것을 제안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텍사스주 테이트 스피링 교회 담임인 제러드 웰먼 목사는 지난주 SBC 집행위원회에 교단이 의뢰한 ‘가이드포스트 솔루션즈(Guidepost Solutions, 이하 GP)’의 조사를 감독하기 위해 독립적인 대책본부를 구성할 것을 요청했다.
이 안건은 교단 위원회 지도자들이 교단 내 성폭력 혐의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확대 조사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SBC 집행위원회는 이를 거절했다.
일간지인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조 노트(Joe Knott) 집행위원장은 “남침례회의 어느 누구도 어떤 종류의 아동학대나 그와 유사한 어떤 것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이를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일을 이익을 위해 하는 제3자인 수사 전문 기관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남침례회에 속한 누구라도 인터뷰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권한을 준다는 것은 실로 끔찍한 일”이라며 반대했다.
앞서 11일, 집행위원회는 GP가 윤리와 종교자유위원회 전 위원장인 러셀 무어가 제기한 ‘교단 지도자들이 성학대 피해자의 과실로 돌리며, 내부 고발자들을 위협하며, 교회를 면죄했다’는 주장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집행위는 “개인 인터뷰 및 관련 문서 제공을 포함, GP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투명성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웰먼은 성학대 혐의와 관련해 “교단의 이전 또는 현재, 임명 또는 선출된 모든 유급 지도자들이나 직원들”까지 조사의 범위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집행위원회가 GP가 교단의 모든 자료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포기할 것과, 교단 지도부에 의해 사전에 검토 또는 편집되지 않은 모든 결과를 공개하는 보고서를 지지했다.
이에 대해 노트 집행위원장은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독립 교회들의 자발적인 연합이라는 개념 전체가 파괴될 것”이라며 “만일 우리가 지정된 대리인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더 이상 독립된 교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만일 교회가 협조하지 않으면 향후에 그들이 제외되거나 자격인증위원회가 나쁜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나는 이것이 연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트는 이어 “지구상에 대부분의 남침례 교회들보다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곳은 없다”며 “문제가 생기면 제3자를 고용하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고, 우리 교인들에게 무제한적인 접근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지아 주의 한 교회가 목사에 의한 성학대 피해자가 10명임을 밝혔지만2019년 교단 지도부가 이를 간략히 조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집행위가 조사 확대안을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지도부에는 올해 SBC 총회장 후보였던 마이크 스톤 목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새들백교회 공동설립자인 케이 워렌 사모는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역겹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교단 집행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