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글을 시카고에서 쓰고 있습니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윌로우크릭 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아침에 강의를 듣는 중에, 아주 잘 알고 있는 말씀이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차원의 의미를 발견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요한계시록 3장 20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보아라, 내가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그림으로 그린 화가들이 많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 하나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예수님께서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신다”고 해석해 왔습니다. 그런데 Alan Hirsh라는 강사는 이 말씀을 교회에 주신 말씀이라고 생각해 보라고 도전했습니다. 혹시 이 말씀이, 이 세상에 대해 문을 굳게 잠가놓고, 집 안에서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교회에게 하는 말씀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런 교회는 예수가 없는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문을 걸어 잠근 교회는 예수를 추방한 교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밖으로 쫓겨난 예수님은 교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당신을 향해 문을 열라고! 예수님을 향해 문을 여는 것은 곧 세상을 향해 문을 여는 것입니다. 세상을 향해 문을 여는 것은 곧 예수님을 향해 문을 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교회 안에 갇혀 있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가두려 한다 해서 갇힐 분도 아닙니다. 그분은 2천 년 전에 그러셨듯이, 이 세상을 주유하시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려 하십니다. 교회는 문을 열고 그분을 따라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그분과 함께 거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거하면서 그분과 더불어 먹고 마시는 일은 교회의 문을 잠가 두고 ‘교인들끼리’ 할 일이 아닙니다. 진실로 살아계신 예수님과 함께 거하며 그분과 더불어 먹고 마시는 교회라면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나아가 고통 받고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힘쓰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예수님이 자꾸만 세상 속으로 들어가시니, 그분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은 그분을 따라 세상 안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교회라면 교회 문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합니다.

이 말씀을 생각하면서, 와싱톤한인교회의 문은 세상을 향해 얼마나 열려 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시나 우리도 예수님을 문 밖으로 밀어내고 우리끼리만 잔치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세상 속으로 들어가시는데, 우리는 그분을 우리 곁에 묶어 두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교회가 되려면, 예수님이 가실법한 곳을 찾아가 그분과 함께 더불어 먹고 마셔야 하겠습니다.

영어로 WWJD라고 하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What Would Jesus Do?)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주 생각해야 할 질문입니다. 그런데 요한계시록 3장 20절 말씀을 생각하다 보니, WWJG를 자주 물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디로 가실까?”(Where Would Jesus Go?)라는 질문입니다. 예수님이 계신 곳에 우리도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2007년 9월 30일)

글/김영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