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ELCA)의 지역단체가 자유주의 주류 개신교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주교를 선출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ELCA 시에라퍼시픽 회의(Sierra Pacific Synod)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총회를 온라인으로 개최, 마지막 날에 주교를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메간 로러(Megan Rohrer) 목사는 또 다른 후보인 제프 R. 존슨(Jeff R. Johnson) 목사를 근소한 차이(209 대 207) 로 누르고 시에라퍼시픽 회의 주교에 당선됐다.
로러는 2006년 미국 복음주의 루터 교회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트렌스젠더 목회자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 소재 그레이스 복음주의 루터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11일 캘리포니아 월넛 크릭에 위치한 성 마태 루터 교회에서 지역 총회 감독으로 공식 취임된다.
로러는 평소에도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he,she) 대신 그들(they)과 같은 중립적 용어를 공개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니케아의 첫 번째 공의회는 트랜스젠더 목사의 주교들의 지도적 역할을 제한하려고 노력했다”며 “시에라 퍼시픽 회의가 이 문제와 BIPOC(흑인,토착민,유색인종)와 LGBTQ 목사들이 직면한 다른 장애물들을 치우기 시작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종교 및 민주주의 연구소’의 제프 월튼(Jeff Walton) 소장은 니케아 공의회를 언급한 로러의 주장에 대해 반대했다.
월튼 소장은 “트랜스젠더 성직자들을 억압한다는 주장은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로러는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아마도 니케아 평의회의 계율1호(canon 1)인 ‘내시가 스스로 거세하지 않는 한 사제가 될 수 있다’를 인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로러 주교는 자신의 자유주의 성향의 주류 개신교 교단이 니케아 공의회에서 부당함을 해체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며 그의 주장이 “더 많은 해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영지주의자들(Gnostics)은 어제나 오늘도 항상 선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루터교파임에도 불구하고, ELCA는 신학과 정치에 대한 진보적인 입장 때문에 많은 교회들이 이탈하고 있다.
2009년에는 교단이 공개적으로 동성애자 안수를 허용하기로 투표하자, 수백 명의 회원 교인들이 항의의 표시로 교단을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