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레위기
김경열 | 두란노 | 324쪽 | 17,000원
새해가 되면, 여러 가지 결단을 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그 결단 중에서 성경 1독을 해보겠다는 것이 빠지지 않는다. 성경 1독을 통해 자신에게 주는 만족감은 참으로 크다.
전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한 해 동안 1독을 했다고 하는 성취감은 그리스도인에게 매우 큰일이라고 할 수 있다.
창세기를 지나 출애굽기까지는 어느 정도 힘에 겹지만, 읽어간다. 출애굽기 21장 이후로 한 차례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래도 그 위기를 잘 극복한다.
그러나 레위기에 접어들면서 포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만큼 레위기는 그리스도인들조차 부담된다. 반복되는 구절들과 지루한 구절들이 지속돼 7장을 넘어가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위기에 대한 구조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한 뒤에 레위기를 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창세기나 출애굽기 같은 성경을 그래도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스토리가 있고, 알고 있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위기는 스토리가 있거나, 사건이 있는 책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지켜야 할 법들을 말씀하신 책이기 때문에 힘에 겹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위기를 읽지 못할 이유도 없다.
<드라마 레위기> 저자인 김경열 교수도 중학교 때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가서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고등학교 때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로마서를 통해 자신이 죄인됨을 비로소 고백했다고 한다.
그러나 출애굽기의 성막 이야기, 레위기의 제사, 에스겔과 같은 선지서를 이해하고 읽기는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목사가 되기 위해 신대원에 입학한 후 레위기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레위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레위기의 배경은 시내산이다. 이스라엘이 이집트 라암셋을 출발해 르비딤을 거쳐 시내산에 도착한 날은 출애굽 1년 3월 1일이고(출 19:1), 시내산을 출발할 때는 출애굽 2년 2월 20일(민 10:11)이다.
이스라엘이 시내산 아래에서 만 1년가량 머무는 동안, 모세는 십계명과 성막 제도를 받고 성막을 만들었다. 시내산 아래에서 출애굽기는 성막에 대해, 레위기는 제사와 정결법, 도덕법, 명절, 안식년과 희년 등에 대해 교훈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시내산에서 외형을 완성해 가면서 내실을 채워갔다. 레위기에서 하나님이 주신 말씀의 큰 주제는 제사와 성화이다. 예배에 대한 규례와 예배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법과 명절 등을 다루고 있다.
레위기는 하나님 백성으로서 우리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법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시내산에서 머물렀던 1년 중 먼저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 있었던 중요한 두 가지 사건인 시내산 언약과 성막 건설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다.
드라마 레위기의 구성은 1부와 2부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제사에 관한 이야기, 2부에서는 거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1부에는 출애굽기 24장부터 시작되는 하나님과 백성들의 피의 언약으로 시작해 다섯 가지의 제사와 제사장 위임식, 그리고 레위기 10장에 나오는 실패한 제사에 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2부에는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의 실패한 제사로 인한 죽음 직후 하나님께서 아론에게 제사장이 준수해야 할 강력한 규정을 하달하는 것으로 시작해, 속된 것과 거룩한 것의 구별, 그리고 거룩한 삶의 의미, 이스라엘의 절기와 희년, 가나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나가는 글로 레위기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하는 주제를 구조로 분석을 해 놓았다.
특히 <드라마 레위기>가 재미 있는 것은 각 장을 시작할 때마다 제목처럼 드라마 형식을 빌려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박문수 집사도 나오고, 유다 지파의 요하난과 먼 여행을 떠나는 조하르 일행도 나온다. 또한 전염병으로 키우던 양을 많이 잃었던 요아킴이 피를 먹지 말라고 한 말씀을 어떻게 지켰는지도 드라마 형식으로 소개한다.
듀공 가죽으로 샌들을 제작하여 사업을 한 시므온이 로마를 방문했고, 로마 거래처 담당자인 비시니우스와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로마에서 만연했던 성의 문란함을 이야기하며 거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런 가상의 이야기는 드라마 레위기를 읽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두란노에서 출간된 책을 읽으면 재미있는 삽화와 중간중간에 들어 있는 중요한 포인트를 박스 형태로 잘 편집해서 독자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데, <드라마 레위기>도 그런 편집의 특징이 있다.
<드라마 레위기>를 읽으면서 김경열 교수의 레위기를 향한 노력이 책 속에 묻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렵고 지루하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레위기를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고, 어떻게 다가오시고,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표현했다.
또 중간 중간에 레위기 본문을 통한 우리 삶의 적용 부분을 적어 놓으면서 레위기를 어떻게 읽고 공부하고 적용해야 할지를 잘 정리해 놓았다.
새해를 맞이해서 성경 일독을 도전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고 레위기에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면 레위기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