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물로 드리겠나이다 하니라"(삿11:31)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을 치려 하자 사사 입다가 일어났다.
그는 전쟁에 나가기 전에 여호와께 서원을 한다. 암몬 자손을 무찌르고 승리해서 돌아 올 때에 자기 집에서 제일 먼저 자기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을 여호와께 번제물로 드리겠다는 서원이다. 그런데 무남독녀인 그의 딸이 자기를 제일 먼저 영접하는 것이 아닌가.
사사 입다는 자기의 서원대로 자기 딸을 제물로 정말 바쳤을까?
성경은 입다가 서원한 대로 자기 딸에게 그렇게 행했다고 전한다(삿 11:39). 사사 입다가 서원한 대로 행한 것은 그의 딸을 번제물로 바쳤다는 의미라는 것이 전통적 해석이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사(삿 11:29)가 이방인들이나 하는 인신제사를 드렸을리가 만무하다는 주장이다.
하나님께서도 그런 서원은 받아들이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대신 사사 입다는 그의 딸을 평생 성전 봉사하도록 하였다는 해석인데, 이는 사사 입다가 딸을 죽였다는 말이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는 배경에 무게를 둔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 죽는 것을 수치로 여겼던 당시에 처녀였던 자기 딸을 결혼시키지 않고 처녀인 상태로 성전에서 봉사하게 한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번제물로 드린 것과 같은 행동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사 입다는 왜 경솔하게 그런 서약을 했을까?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누구보다 항상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집에서 기르는 송아지나 개나 낙타이다. 그것들이 주인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하니까, 사사 입다는 그렇게 자기를 좋아하는 것 중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하나님께 드리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만 자기 딸이 제일 먼저 반갑게 마중 나오고 만 것이다.
아버지한테서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은 딸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 야곱은 형을 피하여 도망 가는 길에 하나님께서 평안히 돌아오게 해 주신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맹세하였지만(창 28:22), 12아들 중 한 명도 하나님께 드리지 않았다.
다만, 그 중 한 아들 레위가 제사장 족속이 된 것이다. 따라서 나도 처녀의 몸으로 성전에서 봉사하면 될 것이라는 제안이다.
† 하나님께서 사사 입다를 이 사건 후로도 6년이나 더 사사로 쓰신 것을 보면(삿 12:7) 인신제사로 드려진 것보다는 성전에서 처녀로 평생을 봉사하도록 한 것이라는 해석도 수긍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