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현장과 전쟁과 관련된 부수적 사건들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문학이 전쟁 문학입니다. 전쟁 문학은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행위, 실존적 고민, 이념의 갈등, 그리고 전쟁의 상처를 그려냅니다. 그래서 전쟁문학은 특별한 의도를 나타내지 않아도 반전, 평화운동을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전쟁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중에 하나가 오스트리아의 평화운동가 베르타 폰 주트너의 소설 "무기를 내려놓으라!"입니다. 이 작품을 빼놓고 전쟁문학을 논할 수 없을 만큼 대표적인 전쟁문학 작품입니다. 주트너 여사는 전쟁문학을 통한 반전운동을 펼친 평화운동가입니다. 주트너는 이 작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군국주의자들의 전쟁들을 반대했고, 평화의 필요성을 외쳤습니다. 그 공로로 주트너는 1905년 여성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주트너여사는 제국주의 열풍으로 유럽에 전쟁이 성행했던 19세기 후반의 사람입니다. 그 당시 유럽에는 전쟁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전쟁이 정치의 정당한 수단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때는 전쟁이 미화되는 시대였습니다. 아울러 모두가 전쟁의 불가피성을 합창하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주트너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전쟁의 파괴력과 잔인성을 보고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전쟁의 실상을 생생히 전함으로 전쟁의 무의미함을 일깨울 계획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기사와 보고문을 꼼꼼히 연구하고, 목격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전쟁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설에서 전장의 잔학성과 그 폐해를 생생히 묘사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마르타 알트하우스는 오스트리아의 부유한 귀족 집안 장녀입니다. 퇴역 장군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전쟁을 숭배하는 숙녀로 성장했습니다. 마르타는 스무 살에 군인인 첫 남편 아르노 도츠키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1859년 이탈리아와의 전쟁에서 전사하고 맙니다.
미망인이 된 마르타는 빈을 떠나 은둔생활을 하며 폭넓은 독서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공허함을 깨닫고 반전 평화운동가로 거듭납니다. 4년 뒤 마르타는 군인이면서도 전쟁의 무의미함에 공감하는 프리드리히 폰 틸링이라는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 재혼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남편 프리드리히는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군인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쟁에 참전해 전쟁을 체험합니다.
주트너는 군인가족 마르타 알트하우스라의 시선으로 보통사람들이 전쟁에서 겪는 참상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주트너는 이 소설을 통해서 전투현장과 야전병원의 끔찍함, 고향에 군인의 가족들의 고통, 전쟁 후 전염병의 창궐, 그리고 전쟁에 도취된 사회의 광기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유럽 전역에 평화의 필요성을 전파합니다. 이 소설 "무기를 내려놓아라!"는 유럽에서 20만부 이상 팔렸던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주트너는 본 작품을 통해서 전쟁을 선동하고 피와 눈물의 희생을 요구하는 군국주의자들의 기만을 폭로했습니다. 군국주의자들의 야욕 때문에 전 유럽이 피로 물들었습니다. 그녀의 폭로에 전 유럽이 움찔했고 반전 정서가 유럽을 휘몰았습니다. 그래도 그녀의 일갈에 유럽이 정신을 차린 것은 당시 유럽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도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호소했던 주트너의 일갈을 듣고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광기를 부리는 북한의 정권과 군부들에게도 주트너의 일갈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제발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주트너의 메시지에 그들이 귀를 기울이고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시위를 빙자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녀의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쟁투를 일삼고 폭력을 행하며 상처를 남기는 자들에게도 주트너의 일갈을 전합니다.
6월을 보내며 소설 "무기를 내려놓으라!"를 다시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가정 안에서도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도 언어로, 눈길로 폭력을 행사합니다. 예수님께서 일찍이 말씀하셨습니다.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6.25 전쟁도, 6.10항쟁도, 6.29선언도 "칼로 흥하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진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많은 메시지를 품은 6월이 저물어 갑니다.
강태광 목사(남가주 625 한국전쟁 70주년기념 예배 진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