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의지로 제게 소송 제기하진 않았을 것
정죄 아닌 분별은 필요... 신앙 본질 지켜야
-현재까지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심한 내용들이 있었나요.
"전도사 측이나 뉴스앤조이 측은 SNS 몇 건으로 문제를 삼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총신대 쪽에서도 같은 논조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움을 넘어 너무 황당합니다.
그 분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당사자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학생의 초기 진술이 있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2월 19일 하루종일 계속 해명과 대화를 나눴던 내용입니다. 녹취가 법정에도 이미 제출돼 있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학생이 사역자에게 분명히 그런 성향이 있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친분이 있다 보니 상처가 될까 직접 말을 못했다고 했습니다. 우회적으로 '전도사님이 다른 교회 가셨으니 새로운 교역자에게 충실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관리 책임이 있는 해당 교회에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던 점입니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세상에서 동성애 여부가) 판별이 되면 움직이겠다고 했지만, 판별이 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것은 사진이나 영상 같은 직접적 증거가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기본적으로 신앙의 기준이 되는 성경과 이를 근간으로 한 총회 헌법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성경에 비추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노회에서 조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해당 교회에서 사역하지 않고 계시지요.
"교회에서 사건 직후 제게 사임을 요구했지만, 저는 그렇게 크게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사임하겠지만, 자발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정말 교회에서 나가길 원하면 해임해 달라고 했습니다.
교회에서 사임서는 줬지만, 해임서는 끝내 주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많이 요청했지만,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땅한 해임 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악한 마음을 품고 문제를 삼으려 한다면 노동법 등으로 문제를 삼을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교회의 무색무취한 조치들이 아쉽습니다. 단순히 제가 교회를 나오고 피해를 받아서가 아닙니다.
그 교회를 처음 갔을 때부터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습니다. 모든 신앙인들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성경에서 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지막 소망일 뿐더러,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머리 되시는 곳이기에 흠 없고 순결해야 합니다. 그게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의 정체성이고 능력 아닙니까.
때문에 그런 일이 정황적으로 의심된다면, 세상의 판단 이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먼저 정화 작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신앙의 기본이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첫째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성도들의 안위를 묻는 심방도 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어떤 문제가 있으면 심방을 하거나 당회를 소집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나 A전도사를 내보내면 조용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 중에 들었는데, 강도사님도 소송을 당하신 줄은 몰랐습니다.
"A전도사가 염 원장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같은 법률사무소를 통해 고발당했습니다. 학생이 고소했다고 해서 놀랐지만, 혐의를 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아닌, 업무상 비밀누설이었습니다.
학생이 소송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학생 어머니도 영상을 내리길 원했지, 해당 사실을 부인하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도사 측은 그런 사실 자체가 없었고, 학생도 그렇게 느낀 적이 없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학생은 그런 행위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불쾌하고 자괴감을 느낀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뿐입니다. 그 학생이 정확히 판단하기도 힘든 것이, 11-18세는 성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입니다. 피해자들은 보통 피해 사실을 모른 채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강도사님이 피해자에게 강압적으로 그런 언행을 했다고 자백을 요구했다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댓글을 보지 못했지만, 저는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학생이 먼저 자발적으로 이야기했고, 이후에는 만날 수 없었기에 강요할 수도 없었습니다. 2월 19일 목양실에서 이야기한 후로 학생과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문자는 남겼습니다. 소송이나 이런 걸 떠나, 몇 개월 동안 함께 나눈 말씀들과 이야기들은 하나님 앞에서 진리였고, 저를 평가하기 전에 그 내용들은 진리로 믿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시간 같이 나눴던 복음이 오염될까 걱정됐습니다."
-강도사님 사건을 비롯해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총신대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해당 교회를 보는 관점과 같습니다. 이상원 교수님 해임도 과정 가운데 총장님이 제청하신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두 사건을 다르게 보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염 원장님 고소를 결정한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동성애 옹호 학교' 관련 의견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고 싶다고 나와 있습니다. 두 사건의 본질은 하나입니다.
총신대 앞 예배에서 진실을 말하는 학생들, 동일하게 반응하고 동의하는 교회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간적·정치적 관계나 이성적 생각들에 지배당하지 않고, 순수하게 신앙적 관점으로 분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도 학부 새내기와 신대원 1학년생들이 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예장 합동 총회와 총신대는 개혁주의를 추구하는 교단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정말 본질을 추구한다면, 인간적 관계이나 재정적 문제보다는 종교개혁 당시 부패한 가톨릭을 벗어던지고 개신교가 처음 출발했던 것처럼 하나님 앞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개혁주의의 구호가 '오직 성경으로' 아닙니까. 성경에 비춰 판단하고 순수하게 진행했으면 좋았을텐데, 여러 정치적 문제와 관계들을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후일 우리가 어느 편에 서 있었는지 돌아보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교단과 학교 모두 반동성애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강도사님 의견에 왜 동조하지 않을까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느꼈다면, 아마 제게 진상을 물어보기라도 했을텐데, 그런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관심 자체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왜 제 말을 듣지 않을까'보다는, 이것이 교회의 영적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신앙의 차원에서는 바른 목소리를 내지만, 단체가 되고 교단이 되고 관계가 엮이면 행동하지 못합니다. 제게 가장 안타까운 마음은 여기에 있습니다.
이는 여호수아 24장 14절 말씀처럼, 하나님의 편에 서느냐 서지 않느냐의 문제입니다. 학교와 교단이 커지다 보니, 생각해야 할 일들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지막 때이고, 악이 관영한 시대입니다. 교회는 거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개혁주의를 추구하는 대표적 학교로서 큰 책임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좀 더 정확하게 분별하기를 바라지 않으실까요?
정죄와 분별은 다릅니다. 정죄해선 안 되겠지만, 분별은 필요합니다. 어느 편을 택하는 것이 옳은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덕이 되는지 분명히 분별할 수 있을 것이기에 안타깝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앙의 본질을 지키고 있기에, 결정권자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일련의 사건들을 단지 일부의 일이 아니라, 한국교회 신앙의 본질을 지키는 문제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을 깊이 알고 있는 제게는 그렇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총신대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숨어있는 성소수자 일부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대표적인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합니다. 정치적으로 점령당해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총장님을 비롯한 리더십에서 실제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해당 사역자에게 문제가 있으면 정확히 치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깡총깡총'에 대해서도 밝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데, 왜 안 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금 그들은 '우리는 충분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외부에서 흔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신앙 양심으로 동일하게 바라본다면, 학교 외부든 내부든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총신대 앞에서 예배드리며 선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