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경화 비판만 하니 영적으로 피폐해져... 그때 떠올린 '이승만'
파란만장한 그 생애 통해 기독교와 대한민국 감동적 전달 가능
처음엔 뛰쳐나가거나 소리지르는 경우 다반사... 지금은 달라져
기독교인이지만 이승만은 싫다? 이승만은 좋지만 기독교 싫다?
4.15 총선 이후 이호 목사를 만나,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와 한국교회의 과제, 그리고 이승만 알리기 운동의 의미에 대해 들었고 이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다음은 이 목사와의 일문일답.
-이승만에 대한 강연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2004년부터 5년 동안 미국에서 이민목회하고 돌아와 봤더니 한국사회가 너무 좌경화, 종북화까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가 이전에 젊은이 사역을 했는데, 그때 가르쳤던 제자들이 '마르크스는 정의를 외쳤는데 예수는 왜 침묵했느냐'는 질문을 해 왔다. 다 명문대 나오고 박사과정에 있던 우수한 학생들인데 그러더라. 교육과정 자체가 좌경화됐고, 조직적으로 한국교회와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1년간 종북·마르크스·좌익 세력들을 비판하는 강연을 많이 했다.
그런데 목사가 자꾸 축복하고 긍정적 이야기를 해야지, 비판만 하니 영적으로 안 좋고 피폐해지더라. 그렇다고 침묵할 순 없고, 그래서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영감처럼 '이승만을 외쳐야겠다'는 방향을 주셨다. '이승만의 파란만장한 생애의 공과를 가감없이 스토리텔링으로 국민들에게 들려줘야겠다. 그러면 그 생애 속에 왜 기독교가 중요하고, 왜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지, 대한민국이 어떤 뜻과 사명으로 건국됐는지, 긍정적이고 자랑스럽고 감동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목사님의 강연을 들으면 이승만에 대해 정말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승만에 대해 어떻게 공부했나?
"저도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다. 이승만에 대해 재발견하게 된 것은 미국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35개주 여행을 다니면서였다. 역사 유적지와 관광 명소 등 다양한 곳들을 샅샅이 훑으면서 '가난한 이민자' '박해받는 청교도'의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제패했는가 현장에서 보고 느꼈고, 자동적으로 한국과 비교해보게 됐다. 그랬더니 '이승만이 이걸 봤구나', '그분도 여행광이었으니 미국에서 이런 발자취를 보고 기독교로 나라를 세우면 대단해진다는 것을 발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제가 이승만에 대해 강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만 한국에 들어와 보니 사회가 너무 이상해져서, 그 다음부터는 이승만의 발자취를 추적하기 위해 한 달 정도 수도자의 심정으로 책을 읽었다. 저 이전에도 수많은 선각자들이 있었고, 저는 그분들이 연구한 것을 읽고 전달한 것이다."
-이승만에 대해 처음 강연 다닐 때와 비교해 봤을 때, 교계 여론의 변화가 체감되는가?
"처음에는 이승만에 대해 강연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일반 부흥회를 요청받으면 처음엔 복음, 헌신, 선교, 제자도 등의 주제로 전하다가 마지막에 이승만 강연을 했다. 그러면 교인들이 중간에 뛰쳐나가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부흥회를 마치고 욕을 먹으며 도망치듯 떠나기를 한 6개월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사이에 누군가 저도 모르게 유튜브에 제 이승만 강연을 올려서 조회수가 총 수백만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그 다음엔 강연 요청이 한두 건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사생활 없어질 정도로 요청이 폭발했다.
기존에 이승만 강연을 많이 했던 교회들 중에서도 (이승만이 회심하고 다른 수감자들을 전도했던 장소인) '한성감옥'이란 걸 몰랐다. 지금은 광화문 집회에서도 그렇고 다른 분들이 한성감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제가 많이 듣는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이승만에 대해 많이 열리게 됐다. 작년 연말에는 청년 하나가 광화문 집회에서 '오늘부터 이 광장의 이름은 이승만 광장'이라고 선언했다. 그 청년이 우리 단체의 간사였다. 그전 같았으면 충분히 '부정선거의 원흉이고, 친일파고, 제국주의의 앞잡이'라고 반발할 수 있었을 텐데, 모든 사람이 열광했다. 지금도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좌파가 아닌 이들 중에서도 "기독교인이지만 이승만은 싫다"거나, "이승만은 좋지만 기독교는 싫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기독교인이지만 이승만은 싫다? 그것은 기독교 신앙 자체는 긍정하는데 이승만의 정치 노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는 정치를 떠나서, 한성감옥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콜레라 환자들을 간호하면서 복음을 증거했던 이승만에 대해 주목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 당시 콜레라가 유행해 3, 4일 사이에 50-60명이 죽어나갔는데, 이승만은 지독한 악취 속에서 환자들의 구토를 맞아가면서 그들에게 '예수님 옆에서 십자가에 매달렸다가 구원을 받게 된 강도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런 성자 같은 모습을 보고 간수장들까지도 감동을 받아 전도됐다.
그리고 제가 강연을 다니면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계속 우는 90대 노인들이 있다. 해외 교포들 가운데서도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이제는 그분들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보기만 하면 어떤 분들인지 안다. 그들이 5, 6세 꼬마일 때 이승만 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면서 틈틈이 그들을 무릎에 앉히고 입에 사탕을 넣어주고 참빗으로 머리를 빗어주면서(당시에는 이가 많았다) 성경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때 이승만 할아버지에게서 '너도 다윗처럼 예수 잘 믿는 애국자 돼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예수 믿고 교회 다녔던 꼬마들이 이제 8, 90대 노인이 돼서, 그 이승만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 손자뻘 되는 젊은 목사인 저를 보고 감격해서 눈물 흘리는 일이 많다. 청년 이승만과 노인 이승만은 한결같이 전도자였다. 정치적인 면에서만 그를 싫어하는 이들은,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평생 예수를 증거한 이승만을 기억하면 좋겠다.
이승만은 좋은데 기독교는 싫다? 그것은 그의 정치적 업적은 존중하지만 기독교라는 종교적 특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승만의 모든 정책의 핵심에는 기독교가 있었다. 그가 토지개혁과 반공을 그냥 한 게 아니다. 하나님과 성경을 믿는 분이기에, 백성이 변화되지 않으면 맑은 정부가 설 수 없다고, 백성 하나하나가 기독교화되지 않으면 그들이 변화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승만의 정치적·역사적 업적은 기독교 신앙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대학 교수, 변호사, 언론사 사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 가운데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보수가 되려면 이승만 알아야 한다'며 제 강의를 들으러 왔다가, 다 듣고 나서는 '진정한 보수가 되려면 기독교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면서 전도된 이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