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제작하는 달력은 일반 달력이나 기업에서 만드는 달력과 달라야 할 것이다.
우선 교회력(부활절, 감사절, 성령강림절, 성탄일)이 들어가야 하고, 빈자리에 신앙생활 지침이나 교회 의 해당 연도 신앙생활 지표 또는 성경 구절이나 신앙 시 등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대학 졸업(1969년) 때 앨범을 받았는데, 그 속에 교목실장이셨던 문창권(文昌權) 목사님이 사진 옆에 명언 한 구절을 적어주셨다.
그것은 '첩첩산중유진로(疊疊山中有進路)'란 글이었다. 산이 겹겹이 쌓여 있어도 그 속으로 통과할 길이 있다는 말이다. 일생 동안 위로가 되고 있는 말이다.
7월: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마 6:34)".
긴 세월 먹구름에 에워싸인 고난 가운데 세상이 준 칼과 창과 단창도 없이 손에 쥔 막대기와 같은 붓으로, 작은 믿음의 물맷돌로, 하나님만 바라보았다. 악몽과도 같았던 이 먹구름을 걷어내시고 새 빛의 삶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8월: "복되어라. 야곱의 하나님께 도움받는 사람, 자기 하나님 여호와께 희망을 거는 사람, 하나님은 하늘과 땅, 바다와 거기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신 분, 언제나 신의를 지키시고 억눌린 자들의 권익을 보호하시며 굶주린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도다(시 146:5-6)".
우리에게 주신 각자의 모습과 색깔은 세상의 냄새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향기를 피워내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9월: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 6:33)".
질경이는 화려함도 향기도 없는 평범한 들풀이다. 수많은 짓밟힘 속에 살아왔지만, 끝까지 일어서야 했던 것은 꿈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일어설 수 있었고, 꽃을 피우게 된것은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라 때에 맞게 내리는 단비처럼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은혜였다.
10월: "희망을 가지고 기뻐하며 환난 속에서 참으며, 꾸준히 기도하라.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라. 저주하지 말고 복을 빌어 주라.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 주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라(롬 12;12-15, 慈悲)".
소망보다는 잠시 현실에 집착하였고, 주님 뜻을 묻기 전에 내 생각과 내 판단으로 붓을 꺾을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시간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 작품을 통하여 다시금 주님만 바라보게 하셨으며 큰 위로와 힘을 얻게 해주시기 바란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으로,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There's more to come : We continue to shout our praise even when we're hemmed in with troubels, because we know how troubles can develop passionate patience in us, and how that patience in turn forges the tempered steel of virtue, keeping us alert for whatever God will do next."
11월: "계획은 사람이 세우나 결정은 여호와께서 하신다. 사람의 일이 제 눈에는 모두 잘 돼 보여도, 여호와께서는 속 생각을 헤아리신다(잠 16:1-2)".
오늘날 우리는 삶에 많은 벽돌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본체를 상징하는 흙으로 쌓여진 벽, 이제 예수님을 믿고 새 사람이 된 우리가 말씀을 통해 이 벽돌을 허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벗지 못하는 최악의 신도 벗어 버려야 한다(출 3:5). 이 신을 벗기 위해선 겸손의 허리를 숙여야 한다.
12월: "여호와 만만세! 나의 바위여 찬양받으소서, 나에게 승리를 안겨주시는 하나님, 높으시어라(시 18:46)".
어린 시절 새벽송 부르며 누비던 골목길, 불 켜진 창문, 선물 봉지, 예배당 난롯가에서 젖은 양말을 말리던 친구들, 촛불 같은 미소가 하얗게 그리워지는 날,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지금까지 한 교회가 1년간 사용할 달력을 제작하면서 매월 주제 성경 한 구절과 간단한 명상의 글을 써 넣은 것을 정리해 보았다.
특강이나 설교를 위촉받아 여러 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그 교회의 요람과 주보를 얻어온다. 일정한 지면을 활용해 어떻게 목회의 지혜를 활용하는지 보고 싶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