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투표가 모두 끝났다. 각 지역구 당선자는 16일 새벽 2시께, 비례대표는 이보다 늦은 아침 7시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결과가 나오면 언제나 그랬듯, 희비는 교차하게 마련이다. 중요한 건 결과를 대하는 자세다. 특히 기독교인들에겐 더욱 그렇다.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교계 각 영역을 대표하는 세 명에게 그 생각을 물어 아래 정리했다.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 전 숭실대기독교학대학원장, 기독학술원장)
“링컨이 이야기한 바와 같이 한 나라 지도자의 수준은 그 국민들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 국민들이 투표라는 정당한 의사 표현을 통해 지도자를 뽑았다면, 그는 곧 국민들의 의식을 반영하는 자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선거의 과정이 공정했다면, 비록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에 승복해야 한다.
당장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들고 일어나자’는 식의 지나친 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어야 한다. 그런 신앙 위에서 혹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민주적 방법으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제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 ‘이제 망했다’며 비관주의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반만년 역사엔 전쟁을 비롯해 크고 작은 굴곡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지금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이룩하지 않았나. 이런 우리 민족에 대한 낙관주의적 자세 또한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인도하실 것이다.”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예수님 당시에도 그 분을 따르는 자들이 많았지만,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고 제자들마저 그를 부인했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보면 예수님은 분명 실패한 것이지만, 그것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또 많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콜로세움 경기장 안에서 생명을 잃었다. 만약 예수님을 부인했다면 죽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들은 순교의 길을 택했다. 예수님을 버리고 목숨을 건지는 것, 그렇지 않고 죽음의 길을 가는 것, 과연 어느 것이 이기는 길인가?
오늘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낙심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반드시 실패라고, 또 모든 게 여기서 끝이라고 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믿음이 있다면 결국엔 승리할 것이다. 반대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지지했던 정당이나 정치인이 초심을 잃지 않는지 지켜봐야 한다. 당선은 끝이 아니라, 그 때부터가 비로소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동호 박사(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전 전대협 연대사업국장)
“원하지 않는 결과에 좌절하지 않길 바란다. 이 대한민국은 하나님께서 만드셨기에, 시련은 있겠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그 길을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을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시련이 닥쳤을 때 그 의미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의 성지는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었다.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랬던 곳이 지금은 적그리스도의 상징인 주체사상탑이 선 곳이 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북쪽에 있는 형제들을 잊지 말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해방을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렇게 하지 못했고, 전후 경제성장이라는 반쪽짜리 성공에 안주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대한민국 안에서는 주사파라는 독버섯이 자라기 시작했다.
교회를 위해,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기독자유통일당이 꼭 국회로 들어갔으면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좌절하는 대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했으면 한다. 북한 동포를 잊고 살아온 것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 말이다. 이것을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려는 자세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가져야 한다. 기독자유당이 국회로 들어간다면, 그것은 한국교회가 그 동안 잊고 있던 사명을 되찾는데 앞장서라는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