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교회 모임에 민감한 반응과 부정적 시각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최선 다하는 모습 보여주고자
부활절 기념예배 현장에서 기대... 상황 악화시 영상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예배'가 계속되면서, 기독교 최대 절기인 부활절 행사를 아예 늦추는 교회들도 나오고 있다.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는 최근 세 번째 목회서신에서 "교회 리더들과 함께 다가오는 고난주간과 부활절 예배에 관해 깊은 고민과 기도를 해 왔다. 지역 교회 목회자들과도 많은 회의를 했다"며 "완전히 일치된 의견은 없었지만, 그동안의 기도와 고민을 통해 부활절 기념예배를 예정보다 2주 뒤인 4월 26일에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에 따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도 4월 20-25일로 연기되고, 만일 현장 예배가 가능하지 않을 시에는 고난주간 특별 저녁부흥회로 대체해 영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고난주간과 부활절은 3월 말에서 4월 말까지 음력에 맞춰 변동된다. 그래서 십자가의 의미를 2주간 더 묵상하고 기도하며 이웃을 배려하는 대사회적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4월 26일을 부활절 기념예배로 섬기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 이유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대전염병으로 인류의 모든 기본권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별히 대사회적으로 교회의 예배 모임에 대해 대단히 민감한 반응과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교회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더불어 저희 교인들의 건강과 지역 사회에 대한 배려도 큰 이유이다. 사순절의 의미는 예수님의 삶과 십자가를 묵상하는 시간으로, 우리의 이웃을 배려하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철저히 우리 인간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신 이타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 일로 복음전도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이런 결정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전도의 문이 더 활짝 열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최성은 목사는 "그러나 예정대로 4월 12일에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을 존중해야 한다. 각 교회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다. 4월 12일에 어떤 교회가 현장예배를 드리든 영상예배를 드리든 병행하든, 그것에 대한 판단함도 없어야 한다"며 "26일로 연기하는 또 다른 의미는 현장예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리라는 관측이 많지만, 부활절만큼은 좀 더 많은 인원이 함께 현장예배를 드리길 소원하고 있다"며 "물론 사정이 좋아지면 그 전에라도 현장예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26일에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그 날 역시 영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바이러스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되어도, 하나님과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며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만나기는 힘들어도, 간절한 마음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중보기도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들교회(담임 김양재 목사)도 부활절 예배를 4월 26일로 연기했다.
김양재 목사는 목회서신에서 "현재 기독교계는 코로나 사태에 관련해 전반적으로 규칙을 잘 준수하며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해 잘 대응하고 있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구제와 방역에 앞장서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교회에서 소수 확진자가 나온 것이 언론과 정부 당국에 의해 크게 부각되면서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이런 상태에서 기독교의 가장 큰 절기인 4월 12일 부활절 현장예배가 예정대로 범교회적으로 진행된다면, 많은 교회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말미암아 성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등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이때, 정부 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한국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에 대해 "4월 6일로 예정됐던 각급 학교의 개학조차 연기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됐다. 우리들교회는 휘문고를 빌려쓰기에 더욱 예민한 처지에 있다"며 "불교계도 석탄일을 5월로 연기했고, 천주교계 역시 지난 3월 한 달 동안 미사를 중단한 점 등이 사회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줬다. 따라서 개신교 전체의 합의는 아니지만, 몇몇 교회를 중심으로 부활절을 4월 26일 주일로 연기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양재 목사는 "과거 한국 기독교사에서 음력 절기를 따져서 4월 마지막 주에도 했던 때가 있었기에 이를 토대로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것"이라며 "물론 그때 가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일단 개신교가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최대 절기인 부활절 (현장예배)를 연기한다는 메시지를 선포함으로써 질서에 순응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 현장 예배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종식에 방해가 된다는 편견만 가득하다. 이러한 위기의 때일수록 지혜롭게 대처함으로써, 한국교회가 더 이상 사회로부터 비판받지 않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며, 복음을 증거하는데 부족함이 없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스데반의 순교 후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해 살기등등했던 바울은 홀연히 빛을 보고 엎드러졌다. 코로나19가 오늘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무너뜨리려 할지라도, 하늘로부터 오는 빛을 봄으로 엎드러져 회개하고, 이로 인해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야말로 부활의 참 의미가 될 것"이라며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성령님을 의지함으로, 사순절 기간 동안 내가 져야 할 십자가를 잘 지고 영원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승리하시길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