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벌거벗은 광대'라고 칭했던 중국의 부동산 거물급 인사가 실종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 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이 12일 밤부터 72시간 동안 연락 두절된 상태라고 그의 지인이자 사업가인 왕잉이 전했다.
왕잉은 "런즈창은 공인이다. 그가 실종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책임이 있는 기관에서 하루빨리 합리적이고 법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런즈창은 지난달 23일 시 주석이 중국 전역의 당정 간부 17만 명과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강조한 데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시 주석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내 눈에는 '새 옷'(new clothes)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중국 공산당 내부에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어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해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도한 SCMP는 "런즈창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었다"면서 "다만 런즈창의 실종이 정부의 비판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혁명 그룹 2세대인 런즈창은 지난 2016년 시 주석에 대한 관영 매체의 충성맹세를 비판했다가 구독자 3,700만 명이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폐쇄당하고, 당내 관찰 처분 1년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런즈창 외에도 최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대응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인사들이 실종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해외 웹사이트에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린 시장룬 칭화대 법대 교수는 지난달 15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바이러스 진원지 우한의 실상을 외부에 알리던 시민기자 천추스와 팡빈도 비슷한 시기에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