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둘째 주를 지나고 있습니다. 매년과 같이 사순절 금식과 사순절 40일 작정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새벽에 좀 더 일찍 눈이 떠진다는 것과 머리 속에 열꽃이 피었다는 것입니다. 한의사가 보시더니 '심장의 열이 머리 위로 나오고 있다' 하시면서 '목사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나 봅니다' 하십니다. 나름 태연해 보려 하였지만 코로나19으로 인한 여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봅니다.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성도님들 심방을 해 보면 비즈니스가 급감하여 정말 힘들다 하십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요즘은 예배에서 뵙는 성도들이 정말 반갑습니다. 코로나19으로 조심해야 하기에 실시간 방송으로 예배를 드리시는 성도님들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동안 성도님들과 함께 예배당에서 예배 드리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어렵고 혼란한 현실 속에서 더 이상 우리가 드리는 예배들을 당연하게 맞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그 와중에 실시간 방송으로 또는 아직은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드릴 수 있음이 더 고맙고 반갑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니 꽤 오랫동안 요즘처럼 예배가 소중하게 느껴진 때가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세를 사는 것이 이런 것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때를 준비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Wenn ich wusste, dass die Welt morgen untergeht,
wurde ich dennoch heute einen apfelbaum pflanzen."
"Even if I knew that tomorrow the world would end,
I would plant an apple tree today."
이 말은 한국에서는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독일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마틴 루터가 한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말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말세를 살아내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해 열심히 손을 씻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나의 일상을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아냅니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예배를 드려봅니다.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일 수 있다 생각하며 말입니다. 히브리서 3:13에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이라는 표현이 이 어려움의 시기를 사는 우리가 붙들어야 할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내일 세계의 마지막이 온다고 할지라도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하나님께 예배하며 말씀과 기도와 찬양으로 드려지는 하루 하루가 되기 원합니다.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내게 허락되어진 사람들, 가족들 성도들을 사랑하며 섬기는 하루 하루가 되기 원합니다.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예수의 증인이 되어 그리스도 예수의 향기, 그리스도 예수의 편지가 되기를 원합니다.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