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청년사역자나 청소년사역자의 성적 일탈 사고가 보도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역자의 이성문제가 한 번 터져나오면, 수많은 청년들에게 직간접적인 부정적 영향력을 끼친다.
멀리서 볼 때 우리는 쉽게 '문제 있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 자신도 언제든지 그러한 유혹에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닫고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성적 유혹은 항상 은밀하게 다가오는 친밀감으로 싹트기 때문에, 사전에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밀한 친밀감은 청년사역자가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심지어는 결혼을 했다고 해서 피해 가지 않는다. 대상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청년사역자가 이성관계에 주의하기 위해 어떤 점을 이해하고 경계해야 할까?
첫째, 자신에게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의 힘을 이해하라.
청년사역자가 강단에 서서 찬양을 하고 설교를 하며 영향력을 주다 보면, 청년들은 사역자의 모습을 선망하게 된다. 청년들이 사역자를 신뢰하며 마음을 열면 말씀에 은혜를 받고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좋은 목자로서 마음을 여는 것을 넘어 이성적인 감정에도 문이 열릴 수 있다. 청년사역자는 스포트라이트가 주는 영향력의 힘을 이해하고, 말 한 마디, 눈빛 한 번에도 주의해야 한다. 미소를 한 번 띠는 것조차도 자칫 이성 청년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주의하라.
둘째, 친밀감에 경계선을 설정하라.
필자가 어느 교회 청년부에 부임했을 때, 담임목사님이 '절대 이곳에서는 자매를 사귀면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하셨던 적이 있다. 왜 그런가 알고 봤더니, 바로 전에 사역했던 사역자 때문이었다.
그가 처음 부임할 때, 결혼할 자매를 데리고 와서 인사까지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사임할 때 교회 청년과 눈이 맞아 결혼을 하고 나갔다. 많은 청년들이 충격을 받았다.
문제는 이것이 이 청년부에 처음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전 사역자도 이와 비슷하게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했지만, 교회에서 청년사역을 하며 청년부 내 다른 자매와 눈이 맞아 결혼을 했다.
이런 두 번 연속 충격적 사건 이후 필자가 부임한 것이다. 처음 부임하자 청년부 안에 '골키퍼 있다고 골이 안들어가냐?'라는 말이 도는 것을 들었다. 무슨 말일까 임원들에게 물었더니, 이전 스토리를 이야기해 주면서 '지금 전도사님을 노리는 자매들이 은근히 있다'는 비밀스런(?) 정보를 건내주었다.
이 때 청년사역자가 말과 행동으로 분명한 경계선을 설정하지 않으면, 자칫 청년들의 설레이는 가슴에 '오해의 불꽃'을 지필 수 있다.
셋째, 청년들의 스토리를 이해하라.
청년들 중에 청년사역자를 흠모하는 것을 넘어, 미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과도한 성적 친밀감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왜곡된 자아상 때문이다.
성중독자의 특징 중 하나는 낮은 자존감과 유아기 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자아상이 일그러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육체적 친밀감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런 현상이 청년들에게 이따금씩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청년사역자는 청년들이 자라왔던 스토리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은 청년들은 경계선을 비교적 잘 지키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경계선이 수시로 무너진다.
넷째, 나의 취약함을 이해하라.
청년사역자가 성적 유혹에 미혹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청년사역자에게 정서적, 영적, 성적 취약함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을 살펴 어떤 종류의 친밀감과 성적 유혹에 취약한지를 파악하고, 이를 사전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취약함이 오랜 세월을 통해 형성된 것이라면, 억누른다고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청년사역자는 자신의 연약함과 그림자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취약함이 드러날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셉을 보라. 바로의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 시종으로 있으면서 끊임없이 보디발의 아내로부터 성적 유혹을 받았다. 이 때 요셉은 여주인 앞에 단호하게 거절하고, 이후로 그녀의 말을 듣지도 않고 함께 있지도 않았다(창 39:8-10).
다섯째, 일대일로 만나지 말고, 교회에서 만나라.
요셉이 보디발의 아내의 집요한 유혹을 날마다 거절하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갔다. 하필이면 집안에 아무도 없었다. 이를 눈치챈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의 옷을 잡고 끌어당기며 동침하자고 유혹한다(39:12). 그러자 요셉은 옷을 버려두고 그 자리를 뛰쳐나갔다.
이성 청년과 일대일의 만남을 될수록 피하라. 항상 둘 또는 셋과 같이 만나라. 혹 일대일로 만날 일이 있거든, 다른 이들의 시선이 있는 투명한 유리가 있는 방이나 교회 내의 카페에서 만나라.
또 교회 밖을 벗어나서 만나지 말고, 가능한 교회 안에서 만나라. 이것이 사역자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청년들로 하여금 아예 '우리 청년부 목사님 또는 전도사님은 절대 이성 청년을 일대일로 만나지 않고 또 밖에서도 만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라. 밖에서 만나자고 하면 교회로 오라고 하라.
여섯째, 건강한 공동체로 만나라.
이성 청년들을 일대일로 만나기보다, 건강한 공동체로 만나고 공동체로 대하라. 그리고 그 안에 건강한 공동체성이 형성되어, 동성간의 지체들이 서로를 잘 보살필 수 있도록 하라.
이런 정서적 채움이 부족하게 느끼면 사역자에게 의지하게 되고, 사역자가 쩔쩔 매면서 상대하다 보면, 성적 친밀감에 노출되기 쉽다.
일곱째, 중재자를 활용하라.
이성을 상대하고 이성의 고민과 문제를 좀 더 깊이 다루어 주어야 할 때는 반드시 공동체 내의 성숙한 다른 동성 청년이나 장년 성도를 중재자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청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서적 필요를 채워줄 대상에 대한 관심의 초점을 사역자에게서 공동체의 다른 성숙한 지체로 돌리게 된다.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한국교회 리더십코칭센터 원장
명성교회 교육전도사, 천안중앙교회 청년목사, 동안교회 청년부 디렉터
저서 <청년사역>, <바이블 백신>, <키워드로 풀어가는 청년사역>, <청년리더사역 핵심파일>, <내 인생에 비전이 보인다>, <평신도를 위한 쉬운 로마서>, <평신도를 위한 쉬운 창세기(전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