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기쁨, 슬픔, 노여움, 두려움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기쁜 일이 있을 때,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눈물을 흘리고, 화가 날 일이 있으면, 노여움을 느끼고, 무서운 일을 당할 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런데, 기뻐해야 할 때, 슬퍼하고, 슬퍼해야 할 때, 노여움을 느끼고, 노여움을 느껴야 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가족여행을 갔습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저와 아내는 침대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은 호텔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쨍그랑"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달려가 보니 두 아이 모두, 손에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유리컵으로 물을 퍼 담는 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떨어트려 컵이 깨진 것입니다. 엄마 아빠에게 혼이 날까봐, 두 아이가 직접 깨진 유리를 수습하려다 손이 베인 것입니다. 정상적인 부모라면, "얘들아 괜찮아? 무섭고 아팠지? 어디보자. 피가 나는구나. 아빠가 약 발라 줄께.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아빠한테 먼저 이야기 해줘야해. 왜냐하면, 너네들이 만지면, 위험하거든. 봐, 이렇게 손이 베였잖아. 그리고 이런 일로 아빠 엄마 혼내지 않아 누구나 실수를 하는 거야. 아빠가 다 치울 테니까 걱정 마"라고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상처를 본 순간 제 마음에 분노가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왜 아빠에게 먼저 이야기하지 않았어? 왜 유리컵을 갖고 놀았어?" 야단을 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 손에 약을 발라 주고 난 뒤, 아내가 조용히 "여보, 왜 아이들에게 화를 내?" 물었습니다. "아니, 아이들이 너무 걱정돼서"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왜 내가 화를 냈을까? 화를 낼 상황이 전혀 아닌데"라는 생각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형과 제게 어떤 문제가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를 그렇게 대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냈습니다. 슬프고 안타까운 상황에서 안절부절못하며, 노여움이라는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이 무의식중에 제게 학습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제 안에 학습되어 있는 잘못된 감정의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박용철 원장님이 쓴, "감정은 습관이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박사님의 주장에 의하면, 사람의 뇌는 잘못된 감정이라도 오랫동안 습관화와 학습화 되어온 감정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건강한 감정을 소유해야 합니다. 혹시, 내 안에 왜곡된 감정의 습관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십시오. 그것이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피곤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지나칠 정도로 우울한 사람, 지나칠 정도로 잘 흥분하는 사람, 지나칠 정도로 억울해 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적인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감정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슬픔을 함께 공감하여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건강한 크리스천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