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측 "구 대신 측 '유지재단 가입' 약속 못지켜"
구 대신 측 "유지재단 이름 '백석대신'으로 해야"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를 비롯해 예장 백석 측(총회장 장종현 목사) 목사들 일부가 교단에 불만을 갖고 지난 19일 수원 라비돌리조트에서 '제42회 백석대신 정기총회'를 가졌다. 최근 정상화 분위기가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수원 총회 참석자들은 지난 2~4일 열린 제42회 정기총회에서 소위 '15개항'이 통과된 것과 교단의 명칭이 '백석'으로 바뀐 것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석 측은 이들을 '이탈자'로 규정하며 "총회의 치리와 결의를 수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등의 주요 핵심은 교단 명칭 등 지난 2015년 교단 통합 당시 '합의 조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석 측은 제42회 정기총회에서 교단 명칭을 기존 '백석대신'에서 다시 '백석'으로 바꿨다. 지난 2015년 대신 측과의 교단 통합 후 약 4년 만이다.
그러자 이것이 교단 통합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본, 일부 목회자들이 이번에 따로 총회를 갖고 교단 명칭을 기존의 '백석대신'으로 정한 것. 여기에는 구 대신 측 목회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약 4년 전 두 교단 통합 당시 과연 양 측의 '합의 조건'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백석 측은 '대신-백석총회 통합 선언 합의서'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2014년 12월 8일 법무법인 신세기에 의해 공증된 서류 내용"이라며 "이것이 백석과 대신의 통합 최종 합의이자 법적 효력을 갖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양 교단은 ①교단명칭: 교단 명칭은 대신-백석으로 하되, 대신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9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명칭을 대신으로 하고, 60% 이하가 합류할 시 명칭을 백석으로 한다(단, 잔류인원이 대신 명칭을 사용할 경우에는 제반 문제에 대하여 대신총회 임원과 통합전권위원회에서 우선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②신학대학원: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의 명칭은 대신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8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백석대학교 대신신학대학원으로 한다.
③총회 대의원 수: 대신 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9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대신총회와 백석총회는 쌍방 교단에 대한 배려와 한 형제교단으로서의 하나됨을 위하여 대신교단과 백석교단 총대수를 동수로 하며 추후 통합되는 교단의 총대수는 양측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④교단의 역사: 통합총회 역사는 백석으로 한다. 통합 이후 역사편찬위원회에서 새로운 교단사를 편찬하여 대신총회 역사를 병행하여 발행하기로 한다. 역사편찬위원회 위원은 동수로 하고 위원장은 최복규 목사로 한다에 합의했다.
백석 측은 "그러나 대신에서는 30% 이상이 통합에 불참했고, 교단을 수호하겠다며 별도의 총회를 열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화합의 정신을 살려 통합한 교단의 명칭을 '대신'으로 했었다는 게 백석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백석은 명칭과 회기 등을 (대신 측에) 조건 없이 주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 대신 지도부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총대들을 호도하며 통합을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단 명칭이 '대신'에서 '백석대신'으로 다시 바뀐 것에 대해서도 백석 측은 대신 수호 측과의 소송에서 패하며 '대신'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게 되자 당초 교단명을 '백석'으로 되돌리려 했지만, 교단 내 구 대신 측의 요청으로 '백석대신'으로 했다고 했다.
단 구 대신 측과 '현 대신총회 소속 교회 중 20개 교회가 2019년 7월 말일까지 백석유지재단 가입절차를 완료한다. 만약, 이행이 안 될 시에는 어떠한 조건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는 것. 그러나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 제42회 총회에서 교단 이름이 '백석'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 대신 측은 이와 달리, 양 교단 통합 당시 교단의 이름 등을 정함에 있어 그 역사성과 위상을 존중해 대신 측에 전권을 주기로 합의했음에도 백석 측이 그 같은 약속을 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신 측 역사가 백석 측보다 오래돼 정통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유지재단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이들은 그 이름부터 '백석대신유지재단'으로 바꾸는 것이 먼저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석 측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으며, 유지재단 명칭은 단시간에 바꿀 수 없는 것이어서 현실성이 없는 요구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