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주일에 굉장히 전투적(?)이 되어야 합니다.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들고 강단에 서서 선포하는 일은, 그야말로 영적 전투가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라고 항상 영적인 전투력 게이지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토요일 밤 늦게까지 처절한 씨름 끝에 말씀의 검을 들고 강단에 서지만, 전투력 게이지가 현저히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아주 가끔은 1부 예배까지 은혜롭게 예배를 잘 인도하고, 예배 후 식사 시간에 누군가가 전해주는 성도에 대한 안 좋은 소식, 교회에 오가는 부정적인 말, 그런 한 마디에 기운이 다 빠져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 또한 영적 싸움이지요.
몇 주 전, 1부 예배 후에 그런 경험을 하고, 힘없이 강단에 섰습니다. 성도들에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힘없음을 제가 잘 알지요. 죄송한 마음으로 그럼에도 애써 온 몸의 힘을 짜내며 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참 감사하지요. 예배 중에 대표기도를 하는 장로님께서 기도를 인도해 가시는데, 그 기도 가운데 어느 순간 힘이 나고 마음에 담대함이 생겨지는 겁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알고는 있지만, '기도의 능력이 이렇게 힘이 있구나!' 하는 직접적인 체험을 했습니다. 그 후로 조금 힘이 떨어진다 싶으면 교육관 2층에서 어슬렁거립니다. 우리교회 중보기도 팀이 매 주 교육관 2층에서 기도하고 있거든요. 그 기도 소리를 듣다보면 잠시라도 내려 앉은 마음이 힘찬 기운으로 바뀌어 집니다.
가끔, 주일 오전에 찬양대 연습실에서 반주자님에게 요청해서 찬양을 합니다. 어떤 분은 제가 특송을 연습하는 줄 아십니다. '가끔 연습하시는데 언제쯤 하시려냐?'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특송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을 정화하고 하나님께 집중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어수선한 마음을 정화시키는 데는 찬양이 최고입니다. 그리고 찬양을 부르다 보면,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저의 고백이 찬양 가운데 담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찬양이 참 좋습니다.
기도하고 찬송하는 것이 우리 영적 건강에 좋다는 것은 성도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실제 삶이 되지 못해서입니다. 누군가를 위하여 기도하는 중보기도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기에 기도하지 못하고,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고 찬양할 때 주시는 위로와 평안의 복을 아직 알지 못하기에 찬양하는 일에 주저하게 됩니다.
신앙은 기본의 반복입니다. 신앙 생활에 신비적이고, 추상적인 특별함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것이 신앙의 주된 요소가 되면 위험합니다.
마치, 태권도 고수가 아무리 고수가 되어도 정권 지르기와 앞차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처럼 기도와 찬송은 끊임없이 우리가 반복해야 할 신앙의 기본이고, 그 기본이 가장 큰 능력과 은혜를 나타내는 요소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삶에 기도와 찬송 가운데 주시는 은혜가 날마다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