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이것도 챙겨가야지..!'
어느 곳을 갈 때마다 짐을 싸는 것은 큰 고민입니다. 나름대로 많은 여행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간소해지지 못한 큰 부피의 짐 가방을 봅니다.
얼마 전, 총회 일로 일본을 갈 때도 결국 캐리어 두 개에 큰 가방 하나, 이렇게 가방을 세 개를 가지고 갔습니다. 나름대로 필요할 거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다 넣어가지고 간 것이지요.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 보니, 일정 중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필요한데 큰 부피를 차지했던 것들도 있었지요.
신발은 세 개를 가져갔습니다. 말씀을 전해야 하니 구두가 있어야 하고, 일정 기간 중에 운동을 하려니 운동화가 있어야 하고, 더운 여름이라 슬리퍼가 있어야 했지요.
그러나 꼭 필요하지 않음에도 들고 갔던 것들도 많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갔던 헤어드라이, 옷가지 등은 한 번 건드리지 않고 고스란히 들고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가방을 세 개를 가져가야 했지만, 충분히 짐을 가볍게 할 수 있었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방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무거워진 가방을 힘쓰며 들고 다니게 된 것이지요.
다우니제일교회에 오기 전까지, 참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싼 전셋집을 찾아 이사했던 적도 있고, 부교역자로 섬길 때는 사역지를 옮기면 자연스럽게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짐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이사를 하다보면 정리가 되고 또 꼭 필요한 것, 아니면 채우려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집으로 온지 7년이 되었는데, 요즘은 가라지 세일에 내 놓을 것들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내로부터 "살쪘어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먹는 양이 늘은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 운동을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안 하면 먹는 양이라도 줄여야 하는데, 먹는 것은 줄이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으니 살이 찔 수 밖에요. 그러니 몸이 무거워집니다. 이제 좀 덜 먹던지, 운동을 열심히 하던지 빨리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가방을 채우고, 집을 채우고, 배를 채웁니다. 그리고 힘들어 합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가방도 비워지고, 집의 생활공간도 넓어지고, 살(?)도 비워집니다.
성도들이 끊임없이 해야 하는 숙제가 바로 '비움'이 아닐까요?
내 안을 욕심으로 가득 채우기에, 주님이 들어와 계실 공간도 없는 것 같습니다.
먼저 비워야 합니다. 그러면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난 후에야 우리의 삶을 주님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욕심에 대한 비움'과 '주님으로 채움'이 이뤄지는 삶이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