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매해 천만 쌍 이상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2011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이 21세가 되었는데요. 1960년 이후로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은 5세 가량 증가했습니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인식의 태도가 변화함에 따라 결혼 연령도 증가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도시에선 연애결혼이 증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2011년 통계에 따르면 5%의 연애결혼이 이뤄졌고, 다른 카스트끼리 결혼이 이뤄진 것도 5.4%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식 당일에 상대방의 얼굴을 처음 보는 경우도 거의 3분의 2가 된다고 합니다. 아직도 시골지역으로 가면 결혼 당사자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혼이 진행되는 관습은 계속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힌두 결혼식의 경우 세 가지 중요한 단계를 가지고 있는데요. (1)까냐단(kanyadaan)은 신부의 아버지가 신부를 신랑에게로 이끌어서 건네는 의식입니다. (2)빠니그라한(panigrahana)은 신랑이 오른손으로 신부의 오른손을 잡는 의식입니다. 이 의식은 제단의 불 옆에서 이뤄지는데 두 사람의 연합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3)쌉따빠디(saptapadi)는 '일곱 단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신랑과 신부의 옷 한쪽을 묶어서 재단의 불 주위를 일곱 바퀴를 도는 의식입니다. 이 의미는 '일곱 번의 생애를 산다고 해도 당신은 나의 신랑이요, 나의 신부입니다'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의식은 베다 시대에 전형적인 모습으로 완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의식은 제사장이 진행합니다.
어느 나라든지 결혼식은 문화적 요소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적 활동과 깊은 관련을 갖게 됩니다. 0.1% 부자는 하위 50%의 재산보다도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데, 인도의 이같은 빈부차이는 결혼식에서도 드러납니다. 결혼식 비용은 보통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2018년 말 아시아 최고 부자 무케시 암바는 나흘 동안의 결혼식 축하연을 위해 1억 달러의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무장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전 세계 유명 인사를 초청하기 위해서 100여 대의 전세기를 띄우고 세계 최고의 팝스타 비욘세의 공연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평생 저축한 돈의 5분의 1을 결혼에 쏟아붓는다고 합니다. 물론 신랑보다는 신부 측 집안이 더 많은 돈을 쓰는데요. 신부의 결혼지참금은 신부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보증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혼식 문화때문에 웨딩 플래너라는 결혼식 매니저가 새로운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신문광고를 통해 결혼 광고가 이뤄지고 있지만, 점차 인터넷을 통한 결혼매칭이 이뤄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디안 매리지 바이오데이터(Indian marriage bio-data)를 검색해보면 수많은 결혼광고를 찾아볼 수 있는데, 주로 키, 몸무게, 피부색, 카스트, 학력, 직업 등의 정보가 있습니다. 여자의 경우 피부가 하얗다(fair)는 것이 매우 큰 자랑이기 때문에 이것을 강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의 결혼식은 1~2시간만에 끝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인도의 결혼식은 3, 4일씩 걸리는 집안의 큰 행사입니다. 한국에서는 결혼식이 빨리 끝나야 돈을 벌지만 인도에서는 결혼식을 오랫동안 진행해야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결혼식의 경제적 요소를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수 억의 사람들이 굶주리는 나라에서 결혼식을 통해 볼 수 있는 엄청난 빈부차이를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연락처: +82-10-6644-2833 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