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결과가 나온 인도의 총선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총선은 인도의 17번째 총선입니다. 유권자들이 9억 명이나 되기 때문에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19일까지 7단계에 걸쳐서 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개표는 5월 23일 실시되었는데요. 전체 542석 중에서 현 정권인 BJP(인도국민당)가 중심이 된 NDA(국민민주연맹)가 35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어 현 정권이 계속 새로운 내각을 이끌어가게 될 것입니다. 내각의 임기가 5년이기 때문에 올해 5월 말부터 시작하면 2024년 5월 말까지 정권을 유지하게 됩니다.
인도 국민은 모디 총리의 승리를 열렬하게 반기는 분위기인데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실업률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북인도의 힌디권 중심지역에서 주의회를 구성하는 선거에서 BJP는 인도국민회의에 패배했습니다. 예컨대 인도국민회의가 정권을 잡은 차티스가르, 라자스탄 마댜 프라데쉬 지역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촉발된 파키스탄의 자살폭탄 테러에 대항하여 50년 만에 처음으로 파키스탄 본토를 폭격함으로써 전 국민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국가 위기 속에서 국민의 마음이 하나가 되자 모디 총리의 인기도 폭발적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던 차티스가르 지역에서는 11명을 뽑는데 BJP가 9명을 배출했습니다. 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라자스탄이나 마댜 프라데쉬, 인도의 수도 델리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요소 중에서 특이한 것 중 하나는 여성 유권자의 참여가 매우 두드러졌다는 것입니다. 모디 총리의 업적 중에서 가장 먼저 손꼽는 것이 화장실 건립입니다. 간단한 플라스틱 화장실도 없었던 시골 구석구석까지 9천만 개가 넘는 화장실을 건립했는데요. 화장실 때문에 성폭력 문제가 더욱 심각했던 상황 속에서 여성들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살펴줌으로써 여성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과 더불어 7천만 개가 넘는 가스 실린더를 부엌에 연결해 준 것도 여성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디 정부는 그동안 경제 분야에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인도에서 만들자)'라는 구호로 세계 제조업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한국의 제조공장들도 중국에서 베트남과 인도로 옮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 환율이 급등하고, 실업률이 큰 이슈였기 때문에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또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동안 인도 정치를 이끌어왔던 카스트의 역할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속한 카스트의 사람에게 표를 던진 것이 아니라,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모디 정부를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파키스탄과의 위기상황 속에서 모디 총리는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고, 강력한 인도에 대한 국가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모디 총리는 선거가 끝난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번영한다. 우리는 함께 강한 인도를 만들 것이다"라고 트위터를 날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전이 힌두교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확립되었다는 것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모디 총리의 압승은 강한 인도의 이미지와 더불어 다른 종교를 적대시하는 분위기를 더욱 만들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별히 북인도에 있는 현지교회에 대한 압박이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선교사들은 비자 문제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인도교회가 더욱 인내하고 연합을 이루고 기도함으로 성령의 능력을 덧입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연합 기도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선교사들도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서 현지인 지도자들을 양성하면서 현지리더십을 세우고, 선교사 간 또는 인도교회들과의 연합사역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사역은 갑자기 무너질 수 있고, 현재 그렇게 된 상황 속에서 선교의 방향과 전략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윤식 한동대학교 국제지역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