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이양' 선교계 정설처럼 있어
그러나 직접 본 선교현장, 이와 달라
현지목회, 문화·언어 습득 등에 장점
지난 5월 6~7일 경기도 고양시 안디옥성결교회에서 열렸던 '안디옥선교포럼'은 '선교사, 현지목회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다루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언뜻 선교사는 현지목회보다 현지인이 스스로 목회할 수 있도록 단지 뒤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에만 머물러야 할 것은데, 이런 고정관념에 과감히 물음을 던진 것이다.
이에 안디옥성결교회 담임이자 이번 포럼을 주최한 AWMJ선교회 이사장 신화석 목사를 만나 '현지목회'를 주제로 정한 이유와 배경을 들어보았다.
신 목사는 "선교사가 현지목회를 해야 하는가는 선교계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라며 "특별히 장기목회에 있어 그렇다. 그 동안 선교계는 여기에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선교사는 현지인 목회를 하는 것보다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고 돌보는 일에 머물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것이 하나의 정설과도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세계의 선교 현장을 직접 다니며 이런 생각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 선교지에서 보낸다는 신 목사는 "직접 눈으로 보니까 현지에서 장기목회를 직접하는 선교사들의 선교 현장이 매우 강력했다"며 "왜 선교사는 현지목회를 해선 안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현지목회'는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사역이다. KWMA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2월 말 기준 171개국 2만7,993명 선교사의 사역(복수 응답)은 '교회개척'(153국가 1만4,624명), '제자훈련'(141국가 9,663명), '복지/지역사회 개발'(82국가 2,017명), '캠퍼스 사역'(63국가 1,954명), '일반교육'(79국가 1,671명) 순이었다.
신 목사는 "현지에서 장기목회를 하는 선교사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현지 문화와 언어를 훨씬 더 빨리 습득하고 있었다. 특히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몇 차례는 의무적으로 설교를 해야 하니까 언어 구사력이 확실히 뛰어났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한인 선교사들의 현지목회를 통해 길러진 현지인 목회자들은 다른 목회자들보다 복음의 이해나 영성 등이 더 깊고 건강했다고 신 목사는 말했다. 그는 "한 마디로 DMA 자체가 달랐다"고 했다. 또 나라마다 기독교 신앙이 토착화 하면서 본질에서 벗어나 변질되는 경우도 있는데, 한인 선교사의 현지목회는 이런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데 그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목사는 "선교사들의 현지인 목회를 하면 그 밖에 다른 사역은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장을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며 "목회를 하면서도 학교와 병원, 신학교를 세워 다양하게 선교 사역을 펼쳐가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것을 볼 때 지금까지 서구 선교학을 중심으로 마치 정설처럼 굳어졌던 선교사의 현지목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이젠 달라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실천적인 증거가 바로 한인 선교사들의 장기목회 현장이었다"며 "그래서 이것을 하나의 선교모델로 제시해도 되겠다 싶어 이번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6~7일 제4차 안디옥 선교포럼이 안디옥교회 행신성전에서 개최됐다. |
그러나 꼭 '현지목회'만이 해답이라고 제시하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신 목사는 강조했다. 다만 그 동안의 회의적 분위기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 현지인에게 이양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는 선교 현장과 선교사의 은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견해에도 그는 충분히 동의한다고 했다.
"한국인 선교사가 선교 현장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현지인 목회자를 길러 그들로 하여금 성경을 읽게 하고 그에 따라 살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자면 백마디 말보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클 것입입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죠. 선교사의 현지목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한편, AWMJ선교회는 오는 2021년 5월 200여 개국 선교 지도자와 국내외 선교단체 지도자, 전문가 등 700여 명을 초청해 선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세계선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