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연구원(kriM, 원장 문상철)이 한국 선교사의 재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선교사의 54.2%는 월 선교비로 미화 2~4천 달러(우리 돈 약 220~450만 원)를 후원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선교사의 37.9%는 지난 3년간 선교비가 감소했고, 34.9%는 증가했으며, 27.2%는 변동이 없다고 대답했다.
매년 한국선교 현황과 추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온 kriM은 최근 유효하게 응답한 273명의 선교사의 통계 결과로 최근 이같이 발표했다. 응답한 선교사의 43.2%는 월 2천 달러 미만을 후원받았고, 4천 달러 이상은 응답자의 2.6%인 7명에 불과했다.
응답한 선교사의 79.4%는 '향후 사역을 원활하게 하려면 선교비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대답했고, 14.0%는 '지난 3년간 선교비가 20% 이상 감소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역을 계속해왔다'고 대답했다.
또한 선교사의 71.3%는 '재정을 이유로 사역을 중단할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대답해, 한국교회의 선교 후원이 위축되는 경향에도 선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사역을 이어나가는 선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50개 단체 대표 혹은 행정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선교단체의 재정 현황도 물었다. 결과 29.7%만이 지난 5년간 전체 지출이 증가했으며, 나머지 43.5%는 지출 감소, 27.0%는 변동이 없다고 대답했다. '교회 재정이 줄면서 선교 예산도 줄었다' '선교 후원금이 중단됐다' 등 현장에서 들리는 이야기가 이 같은 구체적인 통계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선교 전문가는 "교회를 상대로 후원받는 선교단체들이 재정적으로 더 많이 타격을 입으면서 선교단체 소속 선교사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교단 선교부와 교단 선교사는 후원교회와 보다 가족적, 유기적 관계를 이루고 안정적인 후원을 받고 있지만, 목표지향적인 선교단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후원구조가 취약해 교회 후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교단체 선교사들이 후원, 노후 연금 등을 이유로 교단 선교사로 재허입 받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절반 이상의 선교사가 미화 2~4천 달러를 받는 것은 적절한 수준일까. 선교 전문가는 "교회, 센터 건립 등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10~15년 차 선교사의 생활비, 활동비 등은 2~2.5천 달러 정도로 보면 된다"며 "나라, 지역마다 다르지만 주거비가 비싼 수도가 아닌 중소도시는 월 2천 달러면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선교지 수준에 맞춰 생활하고 사역하려면 어렵지 않은 금액이나, 한국사회 수준에 익숙한 젊은 세대나 통신의 발달로 한국 소식을 자주 접하는 선교사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선교비 확보를 위한 돌파구로 그는 현지 교회 지도자 및 장로들을 동원하여 선교사들이 재정을 후원받거나 현지 상황에 적합한 비즈니스 선교(BAM) 모델의 도입 등을 제시했다.
한국 선교사수 2만1,378명...연증가율 미세하게 올라
한편, kriM은 2018년 12월 말 현재 한국 선교사수가 2만 1,3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158명 증가한 수로, 작년 설문 시작 이후 39년만에 최저치 연증가율(0.69%, 145명 증가)보다 미세하게 높아진 연 증가율 0.74%를 기록했다.
선교 대상국수는 146개국, 선교단체수는 154개였다. 이중 69개 선교단체는 회원 선교사수가 증가했고, 26개 단체는 감소, 59개 단체는 현상을 유지했다. 또 선교단체의 절반 이상인 56.9%는 회원 선교사가 50명 이내의 소규모였고, 70.8%는 회원 선교사가 100만 명 미만이었다.
KRIM은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진행한 나일선 박사(Marlin L. Nelson)의 한국선교현황 연구 의뢰를 받아 현재까지 한국선교현황을 조사, 발표하고 최신 선교 이슈와 동향을 발표해 왔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국제선교학술지 IBMR(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 Research) 2019년 4월호에 게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