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여름은 길었다.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한동안 식탁에서 달걀이 사라졌고, 국민 건강 문제로 떠들썩했다.
북한이 금년에만 10번 이상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등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해 오고 있어 안보 불안도 점증되어 왔다.
2017년 7월 6일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지만 북한은 대화, 이산가족 상봉, 평창 동계 올림픽 동반참여 등 어느 것에도 묵묵부답이다.
8월 21-31일까지 한·미 연합 을지 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실시했었다. UN과 미국이 힘써 중국의 대북 석유수출을 막으니까 러시아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미·일·중·러 사이에서의 남·북한 문제는 정말 고등수학 문제이다. 국가적 차원의 문제는 대통령과 장·차관 및 국회의원과 공직자들에게 맡기되, 우리 국민들도 자신과 가정, 직장과 교회에서 소소해 보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착념할 때이다.
우리들은 대한민국의 세포들이니까 모두 중요하다. 금강경을 보면 "삼일수심천재보, 백년탐물일조진(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朝塵/삼 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 년의 보배요, 백 년 동안 탐낸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라)"이라고 가르쳐 준다.
"생년불만백, 상회천세우(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백 년도 못 사는 인생이 천 년의 근심을 품고 사네)"란 말도 있다. 물질과 권세와 명예의 집착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 여섯 끼니 먹지 못하니, 조금은 안빈낙도의 여유를 갖고 살자.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꽃은 열흘 이상 피어있지 못하고 권력도 십 년 이상 갈 수 없다)". 올라간 사람은 내려올 때를 생각하고 얻은 이는 잃을 때를 생각하며 피어나는 꽃은 질 때를 생각해야 큰 실수를 면할 수 있다.
"호화불상개, 호경불상재(好花不常開, 好景不常在/아름다운 꽃은 항상 피어있을 수 없고 멋진 풍경도 항상 존재하는 게 아니다)". 봄과 여름철 그 많던 꽃들도 수명을 다해 가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노인두상설, 춘풍취불소(老人頭上雪, 春風吹不消/늙은이의 머리 위에 내린 흰 눈은 봄바람이 불어와도 녹지를 않네)"를 외워야 한다.
고전의 토막글에도 진리가 있다. "속을 먹으려는 자는 먼저 껍질부터 벗겨야 한다(플라우트스)." "다른 사람의 환경이 우리에게 좋아 보이듯 우리의 환경도 다른 사람에게 좋아 보인다(푸블리우스 시루스)." "늦게 일어난 사람은 하루종일 총총 걸음을 걸어야 한다(벤자민 프랭클린)." "이미 휘어진 나무는 똑바로 잡기가 어렵다(프랑스 격언)."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이어령 박사의 딸 이민아의 믿음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결혼 5년 만에 파경을 맞은 첫 번째 결혼, 홀로 몸부림치며 살려는 그에게 찾아온 갑상선 암. 재혼하여 낳은 아이의 자폐아 판정. 망막 상실로 인한 실명 위기. 26세에 난 큰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말기 위암 판정. 그리고 때 이른 죽음.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그는 죽음 앞에서 "이 땅에서 그 치유를 온전히 다 받아 누리지 못하고 죽는다 해도 예수님을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요 11:25-26)."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고 했다. 신앙의 힘이 이런 것이다. 위기에 직면하면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
내가 그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will to pleasure)"로 보았고 실존주의 심리학자인 빅터 프랑클은 인간을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will to meaning)"로 규정했다.
전자는 쾌락을 더 주는 쪽으로 행동하는 인간 본성을 봤지만 후자는 더 의미 있고 더 가치 있는 쪽으로 행동한다는 주장을 폈다. 전자가 육(body)적인 면을 보았다면 후자는 정신(soul)이나 영혼(spirit)의 측면을 본 것이다.
인간은 이 양면을 다 갖고 있다. 같은 시간 일했는데 더 많은 품삯을 준다면 그곳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품삯을 받는 대신 내 것을 갖다주면서 일을 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현금보다 보람, 편안함보다 기쁨(만족)을 따라갈 수 있기에 순교자나 애국지사가 나오는 것이다.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의 차원이라고나 할까?
일본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인 간다 마사노리는 "미래로부터 역산해서 현재의 행동을 결정하는 1%의 사람들이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99%의 사람들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했다. 우리도 하나님의 평가를 생각해 본 후 역산해서 '지금 여기서 나의 행동'을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