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및 소강석 목사 윤동주 문학상 수상·출판 감사예배가 27일 오전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진행됐다.
시인이기도 한 소강석 목사는 올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시를 기독교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집 「다시, 별 헤는 밤」, 그리고 시인의 삶을 치열하게 추적한 뒤 이를 정리해 에세이 「별빛 언덕 위에 쓴 이름」을 각각 펴냈다. 이에 한국문인협회는 최근 소 목사에게 제33회 윤동주 문학상을 수여했다.
소강석 목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윤동주를 생각하면 가슴이 애처롭기만 할 것이다. 그의 탄생은 암전된 역사 후에 울려퍼진 슬픔의 애가와도 같았다. 어쩌면 그의 탄생은 상처 입은 풀잎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하는 달팽이의 눈물과도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어젯밤 서재에서 1948년 출판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았다. 넘기기도 조심스러웠다. 국내에 몇 권 안 되는 고서 일 뿐만 아니라 수천 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고서였기 때문"이라며 "동주의 서시를 읽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기를 원했지만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동주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나 여전히 바람이 별빛을 스치우고 있었다. 냉엄하고 비정한 현실이지만 그래도 희망의 세계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동주의 신념이 제 마음에 다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차피 저도 저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하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이어서 십자가 시를 읽었다. 초판 원본에 실려 있는 시에는 동주의 눈물과 핏방울이 떨어져 있는 듯 했다. 동주는 확실히 묵시문학적인 예언시인이자 민족의 시적 제사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요즘은 시의 기교는 늘어가지만 동주와 같은 시대혼을 외치는 시인이 많지 않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 그런 시인의 글과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제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고 했다.
소 목사는 "이러한 때에, 불민한 사람에게 윤동주 문학상을 허락하신 하나님과 한국문인협회에 감사를 드린다. 정말 진정한 목사의 길과 진정한 시인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하겠다는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며 "이 바쁜 연말에 감사와 기념예배에 오신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1부 소 목사의 윤동주 문학상 수상 감사예배, 2부 출판 기념회 및 특별강연 순서로진행됐다. 1부 기도는 권순웅 목사(예장 합동 서기)가, 설교는 전계헌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가, 축도는 장종현 목사(백석대 설립자 겸 총장)가 각각 맡았다.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에베소서 5:19~2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전계헌 목사는 "소강석 목사는 다윗이나 윤동주처럼 시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가슴이 뜨거운 목회자다. 눈물이 있고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에서 늘 새로운 세계를 향해 달려간다"며 "우리는 언제나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한다. 소강석 목사는 여기에 모범을 보이는 목회자"라고 했다.
설교 후에는 테너 박주옥 교수(백석예술대, 새에덴교회 음악목사)가 소강석 목사가 직접 작사·작곡한 '윤동주 추모곡'을 부르기도 했다.
이어 탤런트 김예령 집사의 사회로 시작된 2부는 최우식 목사(예장 합동 총무)의 감사인사, 이승희 목사(예장 합동 부총회장)의 축사, 김영진 장로(한일기독의원연맹 대표회장, 전 농림부 장관)의 격려사, 강희근 교수(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의 서평, 시낭송 및 축가, 오에노 준 교수(시인, 「예언시인 윤동주」 저자)의 특별강연, 소강석 목사의 저자인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축사한 이승희 목사는 "한 사람의 영향력이 이토록 크다. 소 목사님 한 분이 상을 수상하고 시집을 출판한 것이 모두를 시인으로 만드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이 기쁨을 함께 누리는 모든 교인들께도 축하드리고, 소 목사님으로 인해 그리스도인들의 아름다운 감성이 세상 끝까지 널리 전파될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김영진 장로는 격려사를 통해 "윤동주 문학상은 한국문인협회 문인들이 동경하는 대상이다. 그것을 소 목사님이 받으신 것"이라며 "이 상은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저항시인이자 민족시인으로서 올곧게 하나님을 향해 노래했던 윤동주의 삶과 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상이다. 그러므로 소 목사님의 수상은 새에덴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큰 자랑"이라고 했다.
▲「다시, 별 헤는 밤」과 「별빛 언덕 위에 쓴 이름」 |
이어 서평한 강희근 교수는 "윤동주 문학상은 한국문인협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 중 하나다. 소강석 목사님이 이 상을 타게 된 것은 그가 윤동주 시인의 삶을 눈물겹게 읽어내면서 그와 하나되었기 때문"이라며 "평전시집이라는 말도 그로 인해 처음 붙여진 것이다. 특히 그는 윤동주의 시를 '십자가의 언어'로 해석했는데, 전적으로 여기에 공감한다. 사실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그의 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강한 우에노 준 교수는 "윤동주 시의 문학적 가치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은 물론 서양을 비롯한 전 세계에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윤동주가 남긴 모든 작품, 그 중에서도 1940년 이후 쓴 그의 후기 시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원죄와 구원, 그리고 말세의 개념이다. 윤동주는 쉬운 단어로 시를 썼지만 그 안에는 매우 깊은 의미가 있다. 이것을 알아야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그의 시 속에 담긴 원죄와 구원, 말세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