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식 목사(산울교회)가 신구약을 망라한 '십일조'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최근 CBS TV '성서학당'에서 답했다.
결론에서 이 목사는 "십일조를 신학적으로 바르게 해석하고 교회사적으로 다시 정돈해내, 어떻게 헌금을 할 것인지 공동체 차원에서 정리한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도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강요와 억압을 했기 때문에 반발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약에 십일조가 나오지만, 십계명에 의해 하는 건 아니었다. 당시 중근동에서 십일조는 '국세' 개념이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를 치고 돌아와서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고백으로 십일조를 드렸고, 모세도 십일조를 했다"며 "예수님도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사람은 성전세를 내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이문식 목사는 "헌금은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한다는 고백이다. 그런데 그 고백의 형태가 신약의 복음서 이후 서신서에는 나오지 않는다"며 "복음서에서 십일조 논쟁이 나오는 것은 유대 민족에게 그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곧 십일조는 신약시대에 '연보'로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연보 안에서 '십일조'를 다시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중세 때 율법주의로 돌아가면서부터"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도 초기 선교사들이 십일조를 연보의 한 형태로 결정했다. 이는 국가 세금으로 목회자 월급을 줬던 영국이나 독일 교회와 달리, 국가와 절연하고 종교의 자유를 위해 독립한 미국 청교도의 후예들이 한국 선교사로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교회 유지를 위한 세금을 받는 대신 우리끼리 스스로 교회를 유지하기로 했고, 그래서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사람들끼리 따로 십일조를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의하는 이문식 목사. ⓒCBS 캡처 |
그는 "일제시대 선교사들이 다 철수했음에도 교회가 살아남은 것은 바로 십일조 때문이었다. 이처럼 십일조는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했고, 종교의 자유와 교회의 자강, 스스로 교회를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안겨줬다"며 "요즘 NGO 등에서 세금으로 조직을 유지하려다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십일조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로 볼 때 굉장히 교회에 공헌을 했다. 이렇듯 십일조는 한국교회 헌금 전통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식 목사는 "문제는 이런 교회사적 전통과 규례로 십일조를 이해하면 좋은데, 성경을 가져와서 '십일조 안 하면 도둑놈이다' 하는 억압적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이는 성경 해석상 수긍하기 어렵다"며 "헌금에 대한 구약의 모든 가르침이나 복음서의 십일조 논쟁은 신약성경의 '연보'를 통해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계시와 뜻이 온전하게 드러나기 전의 특정 성경구절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성경 해석상 옳지 않다"며 "우리가 구약을 읽을 때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에 비추어 해석하듯, 구약의 십일조를 해석할 때도 신약의 '연보'라는 틀 안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십일조가 다시 교회의 헌금 제도로 정해진 연원을 살피고 그 의미와 가치를 받아들이는 일은 필요하다"면서도 "십일조에 그 이상의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성경을 억재로 해석하는 것은 목회를 위해 성경을 도구화하는 오류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