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은 교회를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도록 만드는 고급 소프트웨어이다. 교회라는 외적 구조와 조직체계를 활성화시켜주는 교회의 핵심 요소인 것이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신학대학교 중 유일하게 소그룹목회학 과정을 설치했다.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한국교회를 성경적 공동체로 만든다는 목표로 2007년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대표 이상화 목사, 현재 서현교회 담임)과 산학협동으로 웨신대에 개설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 안의 소그룹 운동을 일으키는 것은 교회 개혁운동이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갈등사은 비성경적 수직구조에 있다고 보는데, 소그룹 운동은 목사나 장로 등 지도자들이 자신의 권위를 버리고 성도들을 동역자로 보는 수평구조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그룹 운동은 단순히 '작은 그룹으로 모여 교제'하는 사교 모임이 아니다. 성경적 신학적 그리고 사회학적 연구에 기초하여 목회자들과 성도들 또는 성도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주님의 '참된 제자도'를 구현시킨다. 서로 사랑하는 제자도를(요 13:35)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성도들 사이에 목회자와 직분자들 사이에 상호 의존적 관계가 심화되어 가족처럼 공동체성이 발현되는 것이 소그룹이며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공동체가 원형이다. 따라서 한국교회 어느 곳에서도 있는 구역과 같은 조직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그룹이 아니다. 구역제도는 교회가 신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형태이지 소그룹이 추구하는 공동체성이 극대화된 모임은 아니다.
소그룹은 단순히 신앙의 나눔과 사랑, 가족애를 다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교회이다. 교회의 속성이 거의 이루어지는 곳이다. 예배가 있고 선교가 있고 봉사가 있으며 한 가족 공동체적 교제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하나를 이루는 곳인데(갈 2:28-29), 소그룹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소그룹들로 가득한 교회는 사랑의 친밀도가 강화되어 주님이 원하는 '서로 사랑하는 제자들'이 된다.
이러한 소그룹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닮은 곳이다. 창 1:26-27에 있듯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만들어진 사람들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그룹 중심의 목회는 하나님이 창조한 인류의 원형을 회복하는 운동이다. 삼위 하나님이 사랑으로 온전하게 하나를 이루듯이 우리도 그런 존재들이 되게 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친히 이를 기대하셨다. 자신이 성부 하나님과 하나이듯이 우리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요 17:21). 이런 의미에서 소그룹은 성경적 기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며 신학적으로 타당한 참된 교회의 구조이다.
그런데 대그룹 구조와 수직적 교회 지휘체계는 성도들 간 역동적인 교제를 막고 오히려 인간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그대로 노출시키도록 만들었다. 긴장과 갈등, 분리와 분열이 있어도 이를 치유할 실제적 '기술'이 만들어질 수 없었다. 한국 특유의 집단주의와 카리스마형 리더십으로 '땜질형 봉합'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과거의 권위주의와 관료주의에 익숙한 지금의 중, 장년 세대에는 어느 정도 이런 교회가 통했다. 그러나 이는 성경적, 신학적으로 올바른 교회 구조도 아닐뿐더러, 더욱이 개방주의, 개인주의가 스며든 오늘의 시대에도 어울리지 않다.
소그룹 교회 구조 운동은 단순히 참된 교회 구조를 찾자는 학자적 외침만은 아니다. 이제 그런 주장은 사치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원하지 않는 교회의 쇄락을 경계할 때, 이것은 한국교회 존립의 문제인 것이다. 미래의 무기력한 한국교회를 걱정하며 교회 부흥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여러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소그룹 중심의 교회와 성도들의 교제 운동은 미래의 한국교회 부흥과 현재 각자 섬기는 교회의 역동적 상호의존적 공동체를 만들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소그룹 구조에 대한 보다 상세한 이해는 여기서 모두 다룰 수는 없다. 소그룹의 신학적 근거와 성경적 공동체의 틀을 살피는 것, 소그룹의 다양한 유형, 소그룹의 구조를 가진 과거의 교회들 역사, 소그룹 목회 중심의 모범적 교회 소개, 소그룹 중심의 목회를 통한 성도들 상담, 소그룹 신학의 현대적 흐름, 소그룹 목회를 이루기 위한 사회학적 이해 등 다룰 주제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소그룹은 교회의 질 좋은 프로그램 정도가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무런 선지식 없이 소그룹을, 그것이 셀교회든 가정(가족)교회든 갑작스럽게 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점진적이면서도 개 교회에 적합한 소그룹 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담임목사가 소그룹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런 교회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전통교회의 당회 구조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지도자들이 먼지 소그룹 교회 구조에 대한 지식을 얻는 훈련이 필요하다. 물론 평신도 지도자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의 건강한 구조는 목회자가 평신도를 동역자로 여길 때에 가능한데, 이런 의미에서 평신도들도 같이 소그룹 운동의 주역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웨신대에는 목회자를 위한 소그룹목회학과 신학석사 과정(Th.M.) 및 석박사통박과정(Ph.D.)과 평신도를 위한 소그룹학(M.A,) 과정이 있다.
권문상(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소그룹목회학과 설립자,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