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교사의 시각으로 본 한국교회의 위기: 진단과 제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말테 박사는 1990년대까지의 교회 상황를 살핀 뒤 그 이후 닥친 위기를 진단하고 개혁의 과제들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1992년 한국에 입국할 당시, 한국은 오늘보다 눈에 뜨일 정도로 더 가난했고 군사독재 시대였지만 어디든지 희망이 넘쳤다. 미래가 밝다는 말이 유행했다. 개신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교회성장이 아직 강했고 예배 시에 교회당이 가득 찼고 새벽기도회도 인기가 있었고 신자들이 열심히 전도하며 교회에 대하여 자랑스러워 했다"고 했다.
그는 "급속한 교회성장에 익숙해 자부심을 가졌던 한국 개신교회의 큰 변화가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교회성장이 둔화되고 위기와 마주친다. 21세기에 들면서는 그 위기가 분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대부분의 교회성장이 멈추었고 언론들이 발견하는 개신교의 스캔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열심히 전도했던 교인들의 대다수가 더 이상 전도를 하지 않고, 성경책을 손에 들고 교회로 갔던 교인들은 요즈음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지 않고 성경책은 가방에 넣고 다닌다"고 했다.
이 박사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로 ①성장 둔화 ②재정 ③기복신학 ④사회적 역할 ⑤이미지 ⑥신앙의 중요성 ⑦세계관 변화 ⑧선교 우선 시대에서 에큐메니컬 시대로의 변화 ⑨교회의 본질을 꼽았다.
특히 여섯 번째로 꼽은 신앙의 중요성 위기와 관련해 그는 "장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수와 함께 살아라! 믿음이 제일 중요하다! 착하고 올바르게 살아라!'라고. 그런데 오늘의 많은 부모들을 보면 제일 중요한 것이 자녀의 사회적, 경제적 성공인 듯하다. '열심히 공부하라!'고 강조 한다"며 "믿음이 최우선이었는데 지금에 와서 그것은 수많은 중요한 것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서울신대 종교사회학 교수인 최현종 박사가 분당의 중산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종교를 바꾸며 이동하는 원인들을 연구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종교에 대한 기대가 변하고 신앙의 중요성이 약화된 것임을 발견했다"며 "믿음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옮겨졌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교회의 중요성을 약화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개혁해야 할 것으로 신학교육을 꼽았다. 그는 "특별히 개신교회의 목사후보생들의 신학교육 개혁이 시급하다. 총회들이 목회자 안수 조건으로 (현행 3년이 아닌) 5년이나 6년의 대학교 신학전공을 결정하여야 신학대학/원들이 두 단계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학부와 대학원을 구별해 두 단계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한국 개신교회가 지금까지 유교질서를 가르쳐 왔다. 앞으로는 기독교 윤리를 가르쳐야 할 것"이라며 "유교질에서는 윗사람이 결정하면 아랫사람은 설사 그것이 양심에 가책이 되어도 복종해야 한다. 타율적이고 권력 중심이며 올바른 사회질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그것은 현대사회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가장 핵심적인 것은 그리스도교의 본질의 회복일 것이다. 교회가 아무리 크고 화려해도 교회로 만족하면 안 된다. 우리의 사명은 훨씬 더 광대하다. 교회가 최상의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목적이다. 인류의 새 창조가 목적이다. 교회가 이 본질을 재발견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