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박사는 최근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다니엘 페낙의 에세이 '소설처럼'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책을 읽어주는 것은 선물과도 같다. 읽어주고 그저 기다리는 것이다. 호기심을 강요하기보다는 일깨워주어야 한다"고 했다.
페낙은 초등학교 기간 내내 꼴찌, 또는 꼴찌에서 두 번째로 공부를 못했다고 한다. 중학교에 가서야 선생님의 도움으로 알파벳을 제대로 읽게 되고 그때부터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른이 된 후 25년간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서 박사는 페낙의 말을 빌어 "아이들이 책에 가까워지게 하려면 그저 읽어줄 뿐 교육하려 들지말라. 어른들은 그저 열심히 읽어주어 아이들이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만들 뿐이다. 아이가 이야기에 빠져들기만 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궁금증을 갖고 더 많은 것을 알려고 나설 테니 말이다. 어른이 나서면 아이는 나서지 않는다"고 했다.
서 박사는 "페낙의 글을 보니 저 역시 좀 실수를 했구나 싶었다. 좀 아는 체를 많이 했다. 읽으면서 이야기에 몰입하기 보다는 설명하고, 해설하는 시간이 많았다. 이야기에 더 몰입하도록,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돌이켜 보면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엄청나게 들이붓는 여러 지식이 아이에게 부담을 주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재미를 끊어 먹었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서 박사는 "다만 어떤 질문도 하지 않고, 사전 사후의 설명도 하지 않고 그저 읽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실은 그렇게 읽어주면 좀 쉬울 것"이라며 "대단한 준비를 하실 필요는 없고 그저 나도 한 명의 독자로서 몰입할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