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학교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와 OMS(One Mission Society)가 공동 주최한 제15회 카우만 기념강좌가 10월 10일과 13일 서울신대 성결인의집 존토마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강좌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완전 교리의 과거와 현재(The Past and Present of the Doctrine of Christian Perfection)'라는 주제로 애즈베리대학교 신학과 학과장 크리스 바운스(Christopher T. Bounds) 교수가 방한해 두 차례 강연을 진행했다.
OMS와 서울신학대학교는 지난 2003년부터 초기 한국 성결교회의 정신을 발굴·계승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매년 가을 카우만 기념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강좌는 서울신대와 OMS선교회 간의 학술 교류와 유대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서울신대의 세계화와 국제적 신학교류를 추구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특히 13일에는 '2-3세기 그리스도인의 완전교리(The Doctrine of Christian Perfection in the Second and Third Centuries)'라는 제목으로 초대교회 교부들이 사용했던 '그리스도인의 완전(The Doctrine of Christian Perfection)'이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했다.
▲강좌 모습. 박명수 교수, 크리스 바운스 교수, 박창훈 교수(왼쪽부터). ⓒ연구소 제공 |
바운스 교수는 "현대 기독교, 특히 개신교 배경에서는 완전히 희미해졌지만, 첫 3세기 교부들은 구원에 대한 기독교적 개념을 표현하면서 이 단어를 다양하게 사용했다"며 "이 용어는 초기 희랍 기독교의 표현에서 배타적으로 나타나지만, 라틴 기독교를 급성장시키는데, 특히 테르툴리아누스와 키프리아누스에게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존 웨슬리의 유산과 특별히 '그리스도인의 완전 신학'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서, 그 교리에 대한 초기 희랍과 라틴의 표현은 두 가지 점에서 기본적인 것"이라며 "첫째로 웨슬리는 초기 교부 저술가들이 성경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믿었고 그들을 '성경에 대한 가장 원래적인 주석가들'로 봤다. 둘째로 웨슬리안들이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대해 동방교부적 형태, 특히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에 주목해 왔지만 그들은 그것에 대한 초기 서방의 표현과 발전을 무시해 왔다"고 했다.
특히 이레니우스와 테르툴리아누스가 말한 '그리스도인의 완전' 교리를 자세하게 설명한 그는 "웨슬리안들에게 있어 교회의 2-3세기는 그리스도인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여 그들을 사랑으로 완전하게 하며, 죄의 권세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복음의 능력과 희망을 증언한다"며 "이처럼 성화에 대한 웨슬리안 교리는 처음 것이 아니라 초기 기독교 가르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독교 일반, 특히 희랍과 라틴 교회의 발원에까지 뻗어있는 교리적 혈통을 갖고 있기에, 우리 웨슬리안 교단들은 이생에서의 그리스도의 완전에 대한 희망을 믿을 커다란 이유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제7회 기념강좌에 이어 8년만에 방한한 크리스 바운스 교수는 강연 후 미국 기독 캠퍼스에 대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소 제공 |
바운스 교수는 미국 복음주의 대학교의 세속화가 가속화되는 것에 대해 2가지 요인을 꼽았다. 먼저는 '기억상실'이다. "기독교 학교임에도, 그 역사와 신학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신앙고백을 하지만 그 의미도 모르고, 교리에도 관심이 없지요. 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인데 말입니다."
둘째로는 미국의 전반적인 '포스트-기독교 문화(Post-Christian Culture)'에 의한 것이다. "저는 어린 시절 무신론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래도 가정 안에 기독교적인 문화가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독교인들조차 기독교 문화를 향유하지 않습니다. 도덕적으로 타락했고, 기독교의 진리는 '신화'처럼 여깁니다. 물론 여기에는 대중매체가 가장 큰 역할을 했지요."
대안은 무엇일까. "각 대학교가 '정체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타협해선 안 됩니다. '죽더라도 지켜내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원래 역사와 신학을 고집스럽게 간직하는 이사회 멤버들이 필요합니다.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이들이 최소한 몇 명이라도 이사회에 있어야 합니다. 지금 학교들은 비즈니스와 성공, 발전이라는 논리로 다 세속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이기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어쩌다 한두 번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수업 가운데 항상 역사와 신학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심각한 세속화는 역시 성(性) 문제이다. 그가 재직하는 애즈베리대학교 내에도 동성애자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저희는 성윤리 차원에서 학생들이 서약을 하지만, 학교 내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정도입니다. 물론 동성애든 이성애든, 결혼 외 성관계는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기독교 학교들조차 이런 문제에 점차 느슨해지고, 동성결혼까지도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요즘 동성애는 사회정의와 차별금지 차원에서 다뤄지기에,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정부에서 학교에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운스 교수는 한 마디를 남겼다. "저희는 한국교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부디 '첫사랑'을 잃지 마세요!"
▲크리스 바운스 교수는 웨슬리 신학의 긍정적 측면에 대해 "성령충만이나 죄를 극복하는 은혜의 사역에 있다. 원론적으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성결의 능력으로 약자를 돕고, 억압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메시지가 성결 신학에 있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
크리스 바운스 교수는 한국 성결교회에 큰 영향을 준 미국 애즈베리신학교를 졸업하고 인디애나 웨슬리안 대학 교수로 오랫동안 사역해 왔으며, 지난해부터 모교인 애즈베리 신학교 학과장으로 섬기고 있다. 성결운동의 현대적 재해석 전문가로, 지난 2009년 제7회 카우만 기념강좌에서 '웨슬리안-성결운동 전통의 구원관과 완전성화론'에 대해 강의했다.
강좌가 기념하는 찰스 카우만(Charles E. Cowman, 1868-1924)은 OMS선교회 창립자이자 1대 총재이다. 1901년 1월 마틴 냅의 만국성결연맹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후 1905년 11월 동양선교회(OMS)를 조직했다. 1907년 5월 30일 김상준, 정빈과 함께 조선 동양선교회 염곡전도관을 시작했으며, '동양선교'에 끝까지 매진해줄 것을 유언하고 1924년 9월 15일 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