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만나교회)가 '죄를 묵상하지 말고 하나님을 묵상하기!'라는 제목의 글을 18일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그는 "요즘 고민이다. 왜 우리 한국교회는 분명히 옳은 일을 하고 죄를 지적하는데 그리도 힘이 없어 보이고, 때로 세상에서 조롱을 당하는 것처럼 보이는지... 참 이상하지 않느냐"며 "분명히 진리를 말하는데 그 진리가 힘을 잃었다면, 그 진리를 말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증거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이는 지난 주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의 반대집회에 대한 것이다. 그는 "시위가 계속 방송을 통해 나오고 있더라"며 "우리는 분명히 말씀을 이야기하고, 진리를 이야기하는데, 왜 그리 힘없는 외침으로 들릴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목사는 "분명한 것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거나, 거룩하지 못한 것들을 지적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렇게 잘못을 지적하는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서 회복해야 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라며 "불의한 것을 불의한 자들이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자들이 불의를 지적할 때 무섭고 떨리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에는 새벽시간 부목사를 통해 은혜받은 다윗에 대한 말씀을 나눴다. 그는 "하나님 마음에 합하게 살았던 다윗의 이야기도, 밧세바를 범하며 하나님께 범죄했던 다윗의 이야기도 우리는 잘 안다"며 "끝까지 하나님 앞에서 버림받지 않고 살았던 다윗의 위대함은, 자신의 죄를 지적하는 나단 선지자 앞에서 아주 '심플'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삼 목사는 "우리는 죄에 대해 참 많은 변명을 하지 않는가? 그렇게 변명하다보면 자신을 정당화할 이유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요즘 우리는 말씀의 능력도, 교회의 권위도, 크리스천의 영향력도 찾아보기 힘든 시대를 살아간다. 그래서 다시 '모이자'라는 시도도, 세상의 불의한 일들과 죄에 대하여 '지적'을 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우리들을 향해 비난한다"고 토로했다.
김 목사는 "때로 비난을 받는 것이 자랑스러울 때도 있고, 부끄러울 때도 있다. 세상이 우리를 비난할 때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가 진리와 거룩함으로 무장되어 있을 때이고, 부끄러운 것은 거룩하지 못한 우리가 조금 '덜'거룩한 세상을 향해 손가락질 할 때"라며 "능력을 상실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더 이상 우리를 사용하시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예배의 자리에 있으나, 하나님께서 쓰시지 않을 때 우리는 '용도폐기'된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사용의 기준이 '거룩함'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새벽, 혼자 그런 고민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동일한 삶, 그리고 일정한 시간속에서 '거룩함의 분량'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죄를 피하는 현명함과 죄를 이기는 능력이 다 필요한 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며 "그러면서 질문이 들었다. 우리는 '죄'를 묵상하고 사는가, 아니면 '하나님'을 묵상하며 사는가?"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참 어렵고도 쉬운 일인데, '죄'를 '죄'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죄에 대한 이유와 결과들을 많이 묵상하면 할수록 '변명'이 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하나님을 묵상하면 '능력'이 늘어나지 않을까? 교회가 보여주고 성도가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식은 '세상의 죄'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묵묵히 보여주고 살아내는 것이 아닐까"라고 소망했다.
그는 "점점 능력을 잃어가는 교회를 보며, 우리가 아프고 힘든 만큼 하나님도 안타까우실 것"이라며 "아무리 안타까워도 더 이상 힘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심플'하게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약함을 인정하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