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SNS 상에서는 때아닌 '오적'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다.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가 6월 26일 '몰매맞을 각오로 올린 글: 한국교회의 오적(五賊)'이라는 제목으로 ①감정을 흥분시키는 드럼 ②십자가마저 가린 대형스크린 ③'주여!' 복창기도 ④단체급식하듯 나누는 성찬식 ⑤청바지와 티셔츠의 개념 없는 싸구려 복식(服飾) 등을 적시했기 때문이다.

송 목사의 글에 대해 성도들은 주로 '드럼'을 거론한 것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EDM 예배음악'이 나오는 시대에 '해묵은 논제'이자 이미 피아노나 기타처럼 대부분의 교회 본당에 설치되면서 논란의 여지조차 사라진 드럼을 다시 꺼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아직 많은 어른들의 의구심과 의혹의 시선 속에 연주를 하고 있는 드럼을 비롯한 여러 악기 연주자들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표출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글은 제목의 '오적'이나 '교회 내부의 적폐(積弊) 대상' 등의 자극적 표현 때문에 더 큰 비판을 받았다. 어쩌면 쉽지 않았던 가정사역의 외길을 걸으면서 '나비 넥타이'를 메고 방송에까지 출연한 소위 '스타 목회자', 젊은이들과 음악사역자들을 이해할 것 같았던 그에게서 뒤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다. 더구나 '가정사역자'로서 자신의 전문영역도 아닌 '음악사역'에 대해 별다른 설명도 없이 '오적'으로 규정했으니, 쉽게 수긍하기도 힘들 것이다.

물론 가장 많은 이들이 비판한 지점은 '과연 한국교회의 오적이 그것인가?'였다. 모두 예배나 신학의 본질적 문제와 신학적 근거가 아니라, 피상적 현상만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오적'에 대한 반박글이 양산됐다.

송길원 목사는 해명의 글을 두 차례나 추가로 게시하면서 결국 사과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님을 놓쳤고, 제게 적폐의 요소가 있음을 알고 자신부터 돌이키겠다"는 것이다. 문제가 됐던 글은 '전체 공개'에서 '친구 공개'로 바꿨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일을 그냥 '해프닝'으로 넘기기보다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리의 '예배'를 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상호 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예배 가운데 어느 틈에 스며든 인간적인 요소는 없는지, 그것은 '삶의 예배'에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재출간된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를 보면, 초대교회의 예배는 그야말로 단촐한 식탁 속에 피어나는 찬송과 교제, 말씀과 삶, 그리고 자연스러운 전도였다. 지금의 예배는 너무 과잉돼 있으면서도, 너무 가볍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그 근원으로 돌아가(ad fontes) 탐구해야 할 때다.

 

▲송길원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뒤에는 대형스크린이 보인다. ⓒ이대웅 기자
(Photo : ) ▲송길원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뒤에는 대형스크린이 보인다. ⓒ이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