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회 장로회신학대학교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16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종교개혁과 신학교육의 개혁'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첫번째 강의자로 나선 루터대학교(Luther University)의 말테 리노 박사(Dr. Mate Rhinow)는 '유럽신학교육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유럽신학교육의 역사에 대해 조망하고 한국교회 신학교육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
리노 박사는 미래에 한국교회가 보다 많은 유능한 목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목회자를 양성해야 하고 신학대학들은 신학공부를 견실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 신학교육의 변화는 16세기 비텐베르그의 종교개혁에서 비롯됐는데 종교개혁 이전 유럽의 목회자 후보생들은 학문적인 학위취득 없이 대학을 졸업했고 신학적 수준이 낮고 개혁주의적 정체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16세기에 비로소 개신교 신학교육을 위한 위원회가 탄생했고 루터와 멜란히톤은 학문적 신학과 실천적 신앙의 통합으로써 신학교육을 구상했다. 성경의 언어들을 위한 고전어 강좌들이 개설됐으며 프로테스탄트적인 신학은 해석학적인 기준으로 칭의(오직 은혜와 오직 믿음)와 함께 '오직 말씀으로'라는 종교개혁의 원리를 따랐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신학교육 현실은 유럽 종교개혁 이전과 비슷하다. 리노 박사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3년 과정의 석사공부를 안수의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사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수준 미달의 목사들이 너무나 많고 그것이 교회를 어렵게 하고 있다.
리노 박사는 수준 높은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신학교나 신학대학 홀로 이 문제를 바꿀 수는 없다. 총회가 안수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신학대학들이 신학공부를 견실하게 해야 하는데 신학생들이 고전어 3개를 모두 배울 필요는 없지만 한국 목회자들이 신약을 그리스어로 읽을 수 없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한국어로 번역된 신약성서에 많은 오류가 있으며 유교문화적 상황에서 번역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는 학문적인 신학공부와 교회 실천이 학업기간 동안에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신학대학원 학생들은 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일한다. 리노 박사는 "(한국교회 신학생들은) 교회 사역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학업에 충분히 집중할 수 없다"면서 "학업연한을 연장하든지 교회 사역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학교 입학생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새로운 조치가 요구된다"면서 "신앙적으로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는 에큐메니칼 연합 신학교를 세우는 것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