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만나교회)가 '리더가 되어 간다는 것'에 대해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그는 말을 꺼내기에 앞서 "미묘한 시기라 다른 기대나 대통령의 자격과 같은 이야기로 오해하며 이 글을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 17일 김 목사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리더가 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지금 그렇게 많은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젊었던 시절 그런 생각을 했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앞서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라고 전했다.
그런데 그가 요즘 드는 생각은 "리더가 된다는 것은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고, 사람들에게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는 사람을 보살펴 주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김 목사는 지난 고난주간 교인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신앙 선배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순례의 길'을 떠났는데, 그렇게 힘든 여정은 아니었지만 하루 종일 걷고 예배를 드리는 일정이었다.
그는 "물론 교역자들이 미리 수고해 잘 짜여진 일정으로 길을 걷는 것이었지만, 모든 연령층에 맞게 일정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며 "맨 앞에는 젊은 목회자가 깃발을 들고 길을 인도하고, 맨 뒤에는 또 다른 젊은 목회자가 낙오되는 사람이 없는지 살피며 따라온다. 그러다 보니 저는 교인들 틈에서 함께 걸으며 사정들을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 틈에서 제가 제일 많이 한 말은 '천천히 가자! 같이 가자'였다"며 "고난주간에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가장 큰 은혜는 함께 걸어가는 교인들의 모습이 들어오게 한 것이고, 리더로서의 자격을 다시 생각하게 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것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죄 많은 인간들과 함께 가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걸어가셨던 길"이라며 "그 길에 모든 군상(群像)들이 다 있었다. 그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 가운데 저도 있었고, 그 만남을 통해 딱딱하게 굳어진 '돌같은 마음'을 녹이셨다"고 했다.
김병삼 목사는 "그렇구나! 앞서가기 보다는 함께 가고, 따라오라고 하기 보다는 기다려 주고, 나를 보라고 하기보다는 다가가 보듬어 주는 것"이라며 "멀리 강화도에서 오랜기간 교회에 출석하는 장로님을 심방하기 위해 목회자들과 함께 간다. 시간이 되면 점심 먹고 산행도 하려고 하는데, 그런 리더십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목회자들을 보면 안쓰럽고 고맙고 그런 마음이 많이 교차한다"며 "담임목사와 함께 하는 오늘이 시간이 '고행'이 아니라 '동행'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오늘 하루를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동행'의 기쁨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