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지난 1월 31일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제22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약 76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51부(이제정 판사)는 17일 김노아 외 1인이 이영훈 목사를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등 가처분'을 18일 일부 인용하며,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그의 직무집행 정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미 한기총 20·21대 대표회장을 지낸 이영훈 목사가 올해 또 대표회장을 연임한 것이 '대표회장의 임기를 1년으로 하되,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는 한기총 정관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이영훈 목사는 홍재철 목사가 지난 2014년 8월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사임하면서 그해 9월부터 제20대 대표회장직을 수행하다 2016년 1월 22일 제21대 대표회장에 다시 선출됐다.
아울러 재판부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중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뜻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11년 소위 '금권 선거' 논란으로 촉발된 한기총 사태 이후 다시 변호사가 대표회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법원은 2011년 당시 길자연 목사에 대한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 절차를 문제 삼아 그의 직무를 정지하고, 김용호 변호사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했었다. 이후 직무대행 주도로 법적 절차를 다시 밟으면서 길 목사는 그해 7월 열린 특별총회를 통해 대표회장에 다시 인준됐다.
그러나 이번엔 재판부가 이영훈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자격에 대한 문제를 비교적 명확하게 지적, 절차적 문제로 직무가 정지됐던 길자연 목사 때와 달리 이 목사의 대표회장 복귀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일각의 전망이다.
한편,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은 18일 개최한 실행위원회와 임시총회에서 한기총과의 통합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