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활절을 2주 앞둔 사순절을 지내고 있다. 사순절을 지내면서 강조하는 단어가 있다면 회개이다. 회개라는 단어는 특별히 교회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이다. 주위에서 사람들에게 "회개의 경험이 있으십니까?" 물어 본다면 서슴없이 "네," 혹은 "아멘"으로 응답하는 경우를 쉽게 보게 된다. 그런데 회개 후 삶의 변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회개를 외치는 교회마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보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회개를 경험했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잘못된 모습이 세상에서 회자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회개란 무엇일까? 회개는 두 가지 개념으로 분류해 볼 수 가 있다. 첫째는 불신앙으로부터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다. 회개는 신약에서 주로 “메타노에오”라는 단어로 등장한다. 특히 성경에서 회개와 믿음을 그리스도께 돌아오는 한 행동의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회개와 믿음을 포함하여 신학적인 용어로써 회심(conversion)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성경에서는 죄를 “하마르트아”(Hamartia)라고 부른다. 회개는 빗나가 버린 궤도를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의 삶의 방향이 죄로부터 방향이 잘못되어진 것을 생명으로 바로잡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개를 한자로 표기하기를 悔改라 하며 “뉘우치며 돌아선다”라는 해석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회개의 회(悔)는 후회, 회한 등의 말과 연동해서 애절한 뉘우침을 가져오게 된다.
두 번째 회개는 이미 믿는 자의 죄로부터 돌이킴, 즉 성화 과정에서의 반복적인 회개를 뜻하는 단어이다. 믿음의 단계에서 회개를 단회적이라고 본다면 회개는 인생에 있어 한 번의 경험이겠지만 성화의 단계에서 죄에 대한 회개는 반복적일 수 밖에 없다. 즉 성화 과정에서 회개는 이미 구원을 받은 사람들이 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 예를 성경에서 보게 되면 첫째 누가복음 24장 47절의 말씀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에서는 성화 과정에서의 죄의 회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신앙으로부터의 회개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누가복음 3장 8절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라는 말씀은 성화 과정에서의 회개를 의미하는 것이다.
성경은 성화의 과정에서의 반복적인 회개를 말하고 있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에서도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6:12)라고 반복적인 회개를 가르쳐 주고 있다. 특별히 이에 대하여 성경적 교리학을 다룬 웨인 그루뎀의 조직신학에서도 “믿음과 회개는 한 번이며, 성화 과정에서의 믿음과 회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우리가 주의할 점이 있다. 무엇보다 단회적 회개만을 강조하는 교리는 잘못된 것이지만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 중에 이미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자도 죄를 하나라도 빼놓치 않고 회개하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교리이다. 결론적으로 정통신학에서는 이미 받은 구원에서도 회개가 필요하며 성화 과정에서도 회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미 십자가 대속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었지만 거듭난 자도 죄성을 갖고 있으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인의 열매인 회개의 열매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회개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죄 사함을 받았기에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세상의 악함보다 더 악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믿음과 회개를 삶을 통하여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들의 생애를 통해 계속되어야 할 마음의 자세이다. 그 이유는 회개란 죄를 끊고 대신에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삶을 살려는 의지와 결단이기 때문이다. 참된 회개를 한 사람은 즉시 변화된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고 그와 같이 변화된 삶을 우리는 회개의 열매라고 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