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복잡한 소식 속에 간헐적으로 날아드는 낭보는 지난 리우 하계올림픽 때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박태환 선수가 완전히 재기에 성공하여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2관왕이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노민상 전 감독이 “마음이 편하면 이렇게 잘하는데…” 하며 박태환의 지원을 아쉬워했습니다. 저는 박 선수의 슬럼프의 원인을 잘 모르지만, 마음 불편한 일이 있었던 것 같고, 그것 때문에 하계올림픽 때 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뜻 같습니다. 몸으로 성적을 내는 운동경기도 마음의 상태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라는 잠언 말씀이 있듯이 마음의 평정을 지키는 능력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목사님, 수영할 줄 아세요?” 어느 성도님이 밑도 끝도 없이 물어봅니다. “잘은 못해도 물에서 뜹니다.” 간단히 답하고 돌아서려 하는데, “수영하는 폼은 멋있으세요?” “…” 기대치 않았던 기습적인 두 번째 질문에 아무 답도 못하고 씩 웃고 끝났습니다. 사실 그때 아버지가 해주셨던 말이 기억났습니다. 어렸을 때 물가에 놀러 갔을 때, 섬 출신인 아버지에게 배운 수영이라 겨우 물에 뜨는 개헤엄을 하는데, 수영하는 폼은 제가 생각해도 체면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 아버지와 함께 체육관에 가서 수영을 같이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너 수영하는 폼이 선수 같다”고 격려해 주셨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독학이었지만, 꽤 폼을 생각하며 자유형을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격려의 말 한마디가 마음에 큰 동기부여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워싱톤주립대학교(Univ. of Washington) 존 가트먼(John Gottman)교수가 35년 동안 3,000쌍의 부부를 분석한 결과를 “이혼으로 가는 네 가지 요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는데, 네 마디의 말로 부부 사이의 갈등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늘 그런 식이지”(비난), “너나 잘하세요.”(자기방어), “주제 파악이나 하시지”(경멸) 그리고 “…” (침묵)이었습니다. 만약 제 수영하는 모습을 본 아버지가 “늘 그런 식, 개헤엄이지”라고 하셨다 상상을 해 보십시오. 그럼 저는 “아버지나 개헤엄 잘하세요”라고 대꾸했을 것이고, “주제 파악이나 하시지” 기껏해야 자기에게 배운 수영이라며 받아치는 아버지에게 “…” 침묵으로 일관했다면 부자지간도 그때 갈라졌을 것입니다.
연말을 맞이해서 많은 가족 모임과 회동이 잦습니다. 교인들이 제일 바빠지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마무리하는 모임들이 행해질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마음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리고 마음은 입으로 나오는 말로 지킵니다. 따뜻한 격려의 말을 잊지 마십시오. 아버지의 칠순 잔치 때, 효부상이라고 이름 붙인 트로피를 만들어 두 며느리에게 서프라이즈로 격려했던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