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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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시대의 철학과 신학

존. D. 카푸토 | CLC | 240쪽 | 12,000원

본서의 저자는 '포스트모던'이라는 용어를 정보 기술과 운송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파생된, 지금껏 보지 못했던 특별한 문화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포스터모더니티'에서 전 세계 사람들은 타인들과 신속하고 용이하게 접촉할 수 있다. 이제 포스트모더니티는 전 세계적 문화이다. 이 문화는 인터넷, 국제 여행, 통신, 위성항법장치, 스마트폰, 디지털 정보를 통해 파생된 문화이다.

오늘날 문화들은 상호 관계되며 노출돼 있다. 즉, 이제 문화들은 더 이상 고립되거나 닫혀 있지 않다. 과거에는 알려지지 않았고 '근대성(modernity)'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다양성과 다채로움이 무엇인지를 지금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본서에서 언급된 근대 세계는 대략 유럽에서 과학이 태동한 17세기 초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시기를 의미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던 세계는 20세기 후반 기술의 소형화와 디지털화와 함께 등장하기 시작한 첨단 기술에 기초하는 다문화 문명이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우리는 충분한 비용만 있다면 거의 모든 지역을 여행할 수 있다.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실시간 고화질 영상으로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차이와 다양성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본서는 전근대(pre-modern), 근대(modern), 포스트모던(postmodern)이라는 널리 통용되는 단순화된 시대 구분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들에서 신앙과 이성의 변화들에 대한 탐구이다.     

근대주의와 포스트모던

저자가 주장하려는 바는 포스트모던이 근대성에서 공격을 받았던 종교와 신학에 탈출구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근대주의자들에게는 모든 것을 마치 시계처럼 작동시키는 중심화된 힘(이 힘은 '신'일 수도, '자연'일 수도 있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포스트모던주의자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그들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거나 혹은 중심이 없는 느슨한 네트워크 안에 모여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인터넷에서 '중심, 시작, 끝'이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반문하는 것이다.

근대주의자들은 지도 위에 그려진 명확한 선을 선호한다. 반면 포스트모던주의자들의 지도 위에 그려진 실제 영역은 훨씬 더 복잡하고 불규칙적이다.

근대주의자들은 수학적 정밀성을 묘사한다. 반면 포스트모던주의자들은 근대주의자들에게 괴델(1906-1978, 체코 수학자·논리학자)의 '비결정성 원리'를 상기시키고 싶어 한다. 근대주의자들은 뉴턴 역학에 만족한다. 그러나 포스터모던주의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론의 역설들을 제시한다. 근대주의자들은 모든 것이 규칙에 결속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포스터모던주의자들은 공식화되지 않은 것과 프로그램화되지 않은 것을 좋아한다.

간단히 말해, 오늘날 우리는 불규칙성, 차이, 다원성, 관점의 다양성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신비의 회복

우리가 '신앙'과 '이성'이라는 단어의 분위기와 복잡성을 인식하면, 신앙과 이성의 해묵은 갈등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해석학적 관점에 따르면, 신앙은 틀(frameworks), 언어, 패러다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신앙의 이러한 타당성은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적 관점은 끊임없이 수정되고, 개혁되어야만 한다. 그 이유는 우리 자신들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성은 특정 상황의 요구에 대비하는 방식들의 복잡한 집합을 의미한다. 이성은 상황, 다양한 목소리, 그리고 다양한 관점들에 접근하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는 인식을 의미한다. 모든 이성은 자신만의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신앙은 자신만의 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본서의 제목이자 주제인 '철학과 신학'에 대해, 난해한 신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동행하는 여행자라고 언급한다. 여기서 말하는 난해한 신비란 태고적부터 철학과 신학을 움직여 온 신비를 말한다. 다시 말해 이성과 종교심은 인간의 본성적 특징이다. 또한 둘의 관계는 우리 인간이 완벽하게 풀 수 없는 신비적 관계와 영역이다.

저자는 이러한 둘의 신비적 관계를 '인생의 열정'이라고 정의한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갖게 되는 열정, '이성과 기도(종교)'의 신비적 관계를 '철학과 신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서는 모더니즘이 신(하나님)과 신비, 초월성, 초자연성을 부정함으로써 신학에서 신비를 거세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시 신(하나님), 신비, 초월성, 초자연성을 회복하는 출구와 근거를 철학과 신학에 어떻게 열어주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본서 활용 팁

본서는 포스트모던적 철학, 신학, 해석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 좀 더 폭넓고 다양한 해석학, 관점, 프레임을 갖고자 하는 사람이나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책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쉽게 쓰여 있으며, 기독교가 다원주의에 어떻게 대처하고 또한 다원주의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힌트들을 얻을 수 있다.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자, 제자삼는교회 담임, 프쉬케치유상담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