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중문교회 오공익 목사가 남가주를 휴가차 방문했다. 이 기간에 그는 쌍둥이 형 오병익 목사가 시무하는 남가주벧엘교회 심령부흥성회와 주일예배에서 설교했다.
1914년 세워진 중문교회는 이 지역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교회다. 자칭 시골 교회라고 하지만 성도 900명이 출석하는 상당한 규모의 교회다. 제주 출신인 오공익 목사는 서울장신대,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 영락교회와 인천 제삼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다 이 교회에 부임해 30년째 목회하고 있다. 제주기독교교단협의회 회장, 서울장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제주열방대학 이사, 제주소아암재단 이사, 서귀포경찰서 경목실장, 제주성시화운동본부 대표 등을 맡고 있다.
제주는 복음화율이 지금도 7%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오 목사가 처음 제주에 왔을 때는 더욱 심각했다. 교회의 분쟁이 너무 많고 목회자들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중문교회 역시 그런 상황에서 ‘제주 출신 목사’이면서 ‘육지에서 목회를 배운 사람’을 찾다가 오 목사를 찾아냈다. 오 목사는 “부임 후 매일 살려달라며 하나님께 매달렸고 하나님께서 절 불쌍히 보셔서 교회가 안정되고 회복되게 해 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7년간 목회를 하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예배를 ‘해치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고 한다. 예배에 기쁨이 없고 그저 그냥 그렇게 때 되면 예배드리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놓고 씨름하다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故 하용조 목사가 세운 두란노목회연구원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초교파적으로 모인 제주 목회자 20여 명이 한 달에 두 번씩 서울에서, 나머지 두 번은 제주에서 목회 스터디를 했다. 故 하 목사와의 개인적인 만남도 오 목사의 목회 철학을 세우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그때부터 오공익 목사의 교회론이 쓰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에서 교회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시작했고 2가지 결론을 얻었다.
“성경 속의 교회는 첫째, 고백의 교회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며 구원의 감격을 갖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 그런 성도가 모이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둘째, 성령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다. 성령을 경험하기 전까지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도 제자의 삶을 살지 못했지만, 비로소 성령을 받고서야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로 변화됐다.”
이런 깨달음 후 그는 예배의 최고 목적을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데에 두었다. 주보에 있는 순서를 따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때마다 해치우는 예배가 아니라 정말 정성껏 준비해서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성도들에게 “내 예배와 찬송, 헌금을 하나님께서 받으셨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뜨거운 찬양과 강력한 설교가 중심이 된 예배였다.
그러자 예배가 살아났다. 성도들이 술과 담배를 끊고 병이 낫는 역사가 일어났다. 물론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인 만큼 변화를 싫어하는 교인들의 반발도 있었다. 한 장로가 오 목사의 사택까지 찾아와서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오늘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제주를 방문한 한 관광객이 예배 후에 “말씀이 살아있고 찬송이 살아있는 모습에 제주의 희망을 보았다”며 중문교회에 1억 원을 헌금한 사건도 있었다.
예배 회복 이후 오 목사가 집중한 분야는 중보기도다. 중문교회는 강력한 중보기도로 유명하다. 성도들이 1주일에 1시간씩 중보기도실에서 기도하는데 기도 응답률이 93%나 된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선교사를 위해, 담임목사를 위해, 성도들의 긴급한 문제를 위해 등 여러 가지 기도 제목이 적힌 카드가 있는데 이 카드를 들고 들어가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4개월마다 기도 응답 상황을 통계로 낸 후, 성도들이 기도 응답을 간증하며 축제의 예배를 드린다. 이 행사 덕분에 성도들은 지치지 않고 중보기도 사역에 새 힘을 얻는다고 한다.
끝으로 오 목사는 “영적 거장들은 영혼을 사랑하며 그들을 위해 눈물을 흘린다”면서 “저도 부족하지만, 영혼을 살리며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는 일에 가장 큰 비전을 두고 있다”면서 “진정한 리더십은 믿음을 주는 것인데 목회자가 사심 없이 영혼을 사랑하고 있음을 성도들이 확인하면 반드시 그 리더를 따라간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는 아직도 토속 신앙이 지배적인 불신의 땅이다. 그래서 저는 제주가 땅끝이라 믿고 한 번도 다른 곳을 곁눈질하지 않으며 열심히 목회했다. 또 이 목회 비전으로 성도들과 함께 또 다른 땅끝을 향해 선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