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할머니와 손자가 끝 말 이어가기를 했다. 손자가 말하기를 “할머니, 제가 먼저 시작 할께요”. 그래서 시작 된 끝 말 잇기 게임은 “오뎅!”으로 시작했다. 오뎅이라는 말에 할머니는 “음....”하며 생각 하시더니 “뎅장국”이라고 하셨다. 그때 손자는 “뎅장국이 무엇이냐고” 하면서 틀렸으니 처음부터 다시 하자고 제안했고 할머니는 알았다고 하셨다. 손자가 이번에는 “가을”이라고 시작했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또 다시 “음....” 생각하시더니 “을굴”이라고 답하셨다. 그래서 그 손자는 더 이상 말이 안 되는 할머니와 다시는 끝 말 이어가기 게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 속에 할머니는 비록 글자를 잘 알지 못하여 게임에서는 틀렸지만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셨고 손자는 그 뜻을 알아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를 사랑하며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로 인하여 많은 오해와 고통을 주고받을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말을 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정확한 말을 한다고 하여도 듣는 사람에 따라 엉뚱하게 이해하는 일들이 있다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으로 말해야하는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 나누는 대화는 받침이 빠진 단어를 사용한다고 하여도 오히려 그 말이 더 구수하다고 이해하고 평가하며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의 대화가 이러한 대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과 같은 기도 시간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단어를 찾아내기 위하여 사전을 펼치는 것보다 먼저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마음으로 나오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어와 문법은 앞뒤가 잘 맞지 않았다고 하여도 온전한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그 기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기도가 될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사랑과 이해의 마음이 먼저 오고 갈 때에 어떤 단어를 붙인다고 하여도 즐겁고 함께 함이 행복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바로에게 보내시려고 부르실 때에 모세는 앞뒤가 맞지 않는 여러 이유로 변명하며 하나님의 부르심을 피하려 했지만 하나님께서 모세를 크게 책망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를 4번씩이나 설득하신 이유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섬기고자 하는 것이 이미 모세의 마음속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아침에 알지도 못하던 하나님이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그가 벌써 하나님을 경외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악한 양심으로부터 벗어나고 몸은 맑은 물로 씻음을 받았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브리서 10:22)라고 말씀하신다. 온전한 믿음과 사랑의 마음이 오고가는 대화 속에 평안을 얻고 신앙이 아름답게 성숙해 가리라 믿는다.
나의 마음 중심에서 나오는 믿음 생활, 마음에서 나오는 교회 생활, 마음에서 나오는 기도와 예배, 그리고 마음에 나오는 대화와 만남이 있을 때에 그 대화를 통하여 서로가 힘을 얻고,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며,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보실 때에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 모습이 세상에 고스란히 드러날 때에 그들은 우리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