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탈북자에 제한적 법적 지위 부여 검토

탈북을 해서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의 삶은 비참하다. 특히 여성 탈북자들의 일상은 매우 비참하다. 그런데 이제 여성 탈북자들에게 희미하나마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탈북자들에 대한 관련 제도를 다소 완화하고 있으며, 체제 불만형 탈북자가 아닌 생계형 탈북자들(식량이나 돈을 구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는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짧은 기간이나마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임시체류허가증을 발급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선교소식은 특히 여성 탈북자들이 중국인들에 의해 성의 노리개로 팔려가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사실을 중시하고 중국인과 결혼을 한 여성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상당한 합법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ID 카드를 발급해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중국의 한 관리는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까지 무조건 처벌 위주로만 가던 탈북자 정책에 대한 변화의 시점이 왔다고 짧게 논평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탈북자들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 월경한 불법월경자이기 때문에 정치적 난민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즉 중국은 탈북자들을 불법경제사범으로 보아 체포 즉시 북한으로 송환한다는 것이 일관된 정책기조였다. 그러나 탈북 후 체포되어 송환되는 북한인들은 사형을 당하거나 죽음을 방불케 하는 고문을 당한다는 것이 정설이었기 때문에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이 높았다.

새로운 제도가 확정되면, 임시 ID를 받게 되는 대상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북한 여성 난민으로 중국에서 일정 기간 동안 거주하면서 특별한 범죄사실이 없는 사람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들의 거주지는 특정 지역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거주가 허용될 특정 지역이 탈북자들이 집중되어 있는 중국 북동부와 조-중국경지대가 아닌 서부와 내륙 지역이어서 이 제도의 혜택을 입는 탈북 여성들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내륙과 서부 지역은 경제가 낙후되어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여성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오랜 기간 강요된 한자녀 정책으로 인해 남아 선호가 심각하고,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흘러들어가면서 생긴 여성 부족도 심각하다. 때문에 대부분 농사를 짓는 이 지역 남성들은 신부감을 못 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합법적인 거주권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탈북 여성들을 통해 해결해 보겠다는 복안인 것 같다.

일단 이 제도의 혜택을 보게 될 탈북 여성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특정한 정책을 도입할 때,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행한 후 전국으로 확대하는 전례에 비춰 볼 때 머지 않아 전국으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