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남성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여동생을 총으로 살해한 파키스탄 남성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여동생이 집안에 수치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살해했다"고 말했다.
4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무빈 라이후(24)라는 이름의 남성은 8월 파티스칸 북동지역 라호르에 있는 자택에서 권총으로 18살 여동생을 살해했다.
AP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여동생을 사랑했다. 동생은 자신이 만나던 기독교인 남성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나와 약속했었다. 난 동생에게 직장 동료와 이웃들을 볼 낯이 없으니 제발 그와 만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런데 동생은 듣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여동생인 타슬림은 제한지르라는 이름의 기독교인 남성을 만났다. 증인으로 또 다른 남자 형제도 동석했다. 제한지르는 그녀의 가족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무슬림으로 개종까지 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라이후는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이 모든 게 내가 생각도 못할 일들이었다. 난 그녀를 죽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일주일 후인 8월 14일 라이후는 타슬림이 부엌에서 엄마와 여동생과 앉아있을 때 그녀를 쐈다. 당시를 회상하던 그는 "고함이나 울음소리는 없었다. 난 단지 그녀를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라호르의 무슬림 공동체 내의 다양한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라이후의 행동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이웃은 "이 남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녀를 죽인 것은 옳은 일을 한 것이다. 우리와 다른 종교를 가진 어떤 이들과도 결혼할 수 없다. 그는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라이후와 타슬림의 아버지 역시 그녀의 딸을 비난했다. 그도 친척들이 그녀의 결혼을 어떻게 생각할 지 두려워했었다.
그는 "우리 가족은 망가졌다. 이 부끄러운 딸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망가졌다. 딸이 죽은 이후에도 내 삶은 망가졌다"고 했다.
한 기독교인 이웃 주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살인이 발생한 이후 우리는 계속 두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곳에는 기독교인 가정이 얼마 없다. 우리는 다른 곳에 갈 곳도 없다"고 했다.
파키스탄 헌법은 기독교인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심각한 박해를 받고 있다. 카라치에 소재한 아우랫 재단(Aurat Foundation)이 발표한 '강제 결혼과 유산 박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파키스탄에서 매년 약 700명의 기독교인 여성이 강제 결혼 및 강제 개종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위 '명예살인'도 증가하고 있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명예살인 희생자의 수는 약 1,184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88%가 여성이었다.